지분 투자한 곳 주주권 적극 행사
신한금융도 자회사 순차도입 검토
KB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도입, 주요 계열사가 지분을 투자한 회사의 의사 결정 과정 등에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KB금융은 25일 고객자산 극대화를 위해 내년 초부터 은행과 증권, 손해보험, 생명보험, 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계열사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집안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집사(스튜어드)처럼 기관투자자가 수탁자의 자금을 제대로 운용ㆍ관리하기 위해 수익 극대화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일컫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최근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도입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규모가 큰 자산운용사와 사모전문투자회사(PEF)들도 참여를 속속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기업이 51개사에 불과하고 시중은행이나 보험권에선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없다. 한편 신한금융그룹도 신한프라이빗에쿼티를 비롯해 신한생명 등 자회사에 순차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금융권 전반 확산에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KB금융은 우선 내부 조직 정비와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등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연내 계열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절차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이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계열사가 의결권을 갖춰 자산 관리 등에 시너지를 내면 주주가치 극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어느 계열사에 자산을 맡겨도 신뢰할 수 있는 고객 중심의 경영 철학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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