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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방송을 살리고 키워야

입력
2017.09.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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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현재 한류를 통해 우리 방송 및 음악 콘텐츠들이 해외에 널리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 이상 낯설지는 않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다는 것은 그 동안 상상 속에서나 그려볼 수 있었던 모습 중의 하나였다. 일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전 세계 뉴스 및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오랜 시간 동안 장악해 왔기 때문이다. 국내 영화나 방송 드라마, 대중음악 등이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고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이제는 해외 시장에서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콘텐츠와도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반면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글로벌 이슈에 대해 한국의 시각을 반영하는 뉴스나 콘텐츠들은 아직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 만큼 국제 사회 여론 형성이나 이미지 홍보 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미디어 전략을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다른 주요 국가들은 더 정교한 방식으로 글로벌 여론을 조성하고 이끌어 간다. 특히 일본이나 영국은 NHK와 BBC의 국제방송 채널을 활용해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그들의 시각으로 제작한 뉴스와 정보들을 세계로 확산시킨다. 이들은 TV뿐만 아니라 인터넷 웹사이트, 유튜브 등 글로벌 동영상 포털을 통해 자신들의 뉴스 및 콘텐츠 유통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운영하는 국제방송 뉴스 및 정보들이 나름대로의 공신력과 객관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부분적으로 자국이 연관된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서는 분명 그들의 시각이 더 다양하게 반영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런 이유로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 정보나 콘텐츠를 전달하거나 또는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그들의 시각을 보여주기 위해 국제방송 운영이나 콘텐츠 생산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하거나 지원하는 편이다.

반면, 우리는 우리를 알리고자 하는 국제 뉴스와 콘텐츠 생산 및 소비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를 대상으로 우리 뉴스나 콘텐츠를 다루고 제작하기 위해서는 비용투입 대비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내 주요 언론사들의 경우에 해외 주재 특파원이나 PD 특파원 규모를 줄이기도 하고 또는 아리랑TV와 같은 국제 방송에 대한 공적 지원 규모를 줄이는 등의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방송되는 아리랑TV의 경우 내년도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게 있다. 국제사회에 한국을 제대로 소개하고 알리는 뉴스 및 콘텐츠 생산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국제여론을 환기하거나 우리에게 호의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거나, 또는 우리의 시각을 제대로 국제 사회에 전달할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북한 핵미사일 실험 발사나 국내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국제 사회에 우리 시각이 반영된 뉴스와 콘텐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단기적 효율성이 크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방송이나 채널 기반을 약화시키는 결정은 중장기적으로 우리 목소리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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