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청와대와 여당이 내민 손을 잇따라 내치고 있다. 청와대의 추석 전 대표 회동 요청을 거부한 데 이어 여당의 고소ㆍ고발 취하 제안도 사실상 거절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적 뒷거래는 정치적 상계를 벗어난 적폐”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표결을 앞두고 국민의당 등 야당에 한 고소ㆍ고발 취하 제안, 국민의당이 민주당에 제시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 등을 거론하며 한 말이다. 정 원내대표는 “2중대 야당하고만 정치 흥정을 몰래 하겠다는 것은 우리 정치에서 사라져야 할 적폐이자 타협도 아닌 정치적 매수”라고 몰아붙였다.
이는 민주당이 최근 한국당에도 한 양당의 고소ㆍ고발 취하 제안을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당과 민주당은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관련 등 7건 안팎의 고소ㆍ고발을 서로 주고 받았다. 한국당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교일 의원은 ”송기헌 민주당 법률위원장에게 고소ㆍ고발 취하 제안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국민의당에 이어 우리 당에도 형식적으로 제안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당직자도 “민주당이 국민의당과 야합하면서 구색 맞추려 우리 당에도 제안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까지 뒷거래하면 여론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에도 불참할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치적 쇼로 소통한다는 것만 보여주려는 청와대 회동은 안 하는 것보다도 못하다”고 적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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