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딸을 얻은 김승혁(31ㆍ스포티즌)이 3억 원의 상금과 꿈의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김승혁은 24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어반 링크스 코스에서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에서 18언더파 270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첫날부터 코스레코드(8언더파 64타)를 작성하며 범상치 않은 출발을 알린 그는 나흘 동안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는 경기력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김승혁은 1~3라운드 페어웨이를 단 한 차례만 놓쳤을 정도로 정확한 샷을 자랑했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 2위에 8타 앞서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80%(83.3%)가 넘는 그린적중률을 보여주며 기세를 이어갔고 여유 있게 정상에 올랐다.
그는 지난 6월 KPGA투어 데상트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할 당시 곧 태어날 딸 ‘승리’(태명)를 언급하며 “승리가 정말 승리를 가져다 줬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하지만 2주 전 승리가 세상에 나온 뒤 아내가 산후조리원에 들어가 잠시 떨어져 지내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회 직전인 지난 19일 아내와 딸이 산후조리원에서 나와 집에서 함께 지낸 뒤 이 기운을 얻어 2승 사냥에 성공했다.
김승혁은 우승상금 3억 원을 추가해 시즌 상금을 6억3,177만원까지 늘렸다. 단숨에 상금 랭킹 1위로 뛰어 올랐고 자신이 보유한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2014년ㆍ5억8,914만2,333원)도 새로 썼다. 부상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최신형 럭셔리 중형 세단 G70도 그의 차지가 됐다. 대상포인트에서도 1,000점을 추가해 3,925점으로 8위에서 단숨에 3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1위 장이근(24ㆍ4,252점)과 격차가 크지 않아 남은 대회에서 역전을 노린다.
김승혁은 이번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투어(PGA) 출전 기회도 얻었다. 다음 달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PGA 투어 정규대회인 ‘더 CJ컵@나인 브릿지’와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 출전권을 함께 확보했다.
그는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해서 정말 기쁘다. 많이 떨렸는데 끝까지 집중하고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던 게 우승의 원동력인 것 같다”며 “강한 정신력이 우승을 만들었다. 멘탈의 승리”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승 상금은 얼마 전 태어난 딸을 위해 사용하고 싶다. 아내를 비롯한 부모님께도 선물을 드리고 싶다. 항상 믿고 응원해준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딸 이름은 오늘 가서 내일 중으로 정하려고 한다”고 미소 지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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