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은 예수님이 산상수훈 와중에 직접 우리에게 알려주신, 151자로 압축된 가장 간명한 기도문입니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년이라 한다면, 우리가 가장 먼저 돌아가야 할 곳은 주기도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주기도문 영성의 길’을 만들어 최근 공개한 송길원 목사는 24일 이처럼 강조했다. 송 목사가 조성한 주기도문 길은 경기 양평군 서종면 W스토리 종교개혁500주년 기념교회 뒷산에 있다. 걷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신도라면 그냥 산길을 걷기만 할 게 아니라 주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해서 만들었다.
굽이굽이 산길을 걷는 이들은 다빈치 등 르네상스 작가들의 작품을 형상화한 종교물들, 1,000개의 도자기로 만든 십자가, 타일로 만든 밀레의 만종 등 중간중간 배치된 다양한 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재홍 아시아미술관이사장, 정택영 화가가 전체 감독을 맡았다.
관심 가는 대로 발길 따라 갈 수도 있지만, 해설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월ㆍ화ㆍ수ㆍ목ㆍ토요일은 오전 오후 한차례씩, 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숲 속 기도회와 산책을 함께 진행한다. 목요일은 파이프오르간 연주가 곁들여진다. 참가비는 1만2,000원.
송 목사는 “2.1㎞, 성인 걸음으로 3.,000보 정도 길이인 이 길을 걸은 뒤 나에게 비워진 것과 채워진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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