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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엔 NFLㆍNBA 스타와 ‘애국주의’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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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엔 NFLㆍNBA 스타와 ‘애국주의’ 설전

입력
2017.09.2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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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라쿠텐 퍼포먼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2016-17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미디어스데이에서 팀의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클랜드=EPA 연합뉴스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라쿠텐 퍼포먼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2016-17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미디어스데이에서 팀의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클랜드=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프로풋볼(NFL)ㆍ농구(NBA) 소속 선수들을 겨냥해 애국심이 부족하다며 비난을 가하자 NFL의 커미셔너와 NBA 지난 시즌 우승팀이 반대 성명을 내고 선수들도 트럼프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며 반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방송인에 이어 스포츠선수들과도 ‘애국주의’를 주제로 논란을 일으키는 양상이다.

NFL 커미셔너 로저 구델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앨라배마 유세에서 한 발언은 분열적”이며 “NFL과 선수에 대한 존중 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명에서 “NFL과 선수들은 미국과 미국 문화의 통합을 이뤄내는 데 최고의 역할을 해 왔다”며 “최근 이어진 국가적 재앙을 수습하기 위해 NFL과 선수들이 쏟아 온 노력만 봐도 알 수 있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분열적 발언은 NFL과 선수들, 그들이 선보이는 경기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자 “공동체에서 NFL 팀과 선수들이 대변하는 좋은 가치의 강력한 힘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델이 문제 삼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루서 스트레인지 공화당 상원의원(앨라배마) 선거유세에서 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FL 구단주와 팬들을 겨냥, “국가(國歌)가 연주될 때 무릎을 꿇는(국가의례를 거부하는) 선수들을 해고해야 한다. 선수들이 이런 행동을 할 때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미국의 인종차별을 이유로 국가 의례를 거부한 쿼터백 콜린 캐퍼닉(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을 비판한 것이지만, 구델은 이를 NFL 리그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보고 팀과 선수 보호에 나선 것이다.

같은 날 2016-2017 시즌 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도 팀 차원의 공식 성명에서 “백악관 방문 가능성에 대해 팀으로서 논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릴 백악관에 초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이 팀의 간판스타이자 주전 포인트가드인 스테픈 커리의 초청을 취소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커리는 전날 팀 미디어데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우승팀의 백악관 방문은 큰 영광이어야 한다”며 “커리가 백악관 방문을 주저한다니 초청을 취소하겠다”고 적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우리 팀은) 백악관에 가지 않지만 2월 수도를 방문해서 평등과 다양성, 포용이라는 우리가 조직으로서 추구하는 가치를 기념할 예정”이라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을 에둘러 야유했다. 다른 NBA 스타 가운데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은퇴ㆍ전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제임스는 “백악관 방문은 당신(트럼프)이 나타나기 전이나 영광이었지”라고 공격했고 브라이언트는 “이름만으로 분열과 분노를 일으키고, 말할 때마다 불화와 증오를 낳는 대통령이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하겠냐”고 적었다.

쏟아지는 비판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스포츠 리그에서 선수로 뛰는 것은 특권이며 미국 국기와 국가를 존중하지 않는 선수들은 해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적어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래 자신에게 비판적인 영화ㆍ방송ㆍ음악ㆍ스포츠계 스타들을 향한 인신공격성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17일 미국 방송계의 대표 시상식인 에미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풍자와 조롱이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에미상 시상식의 시청률이 역대 최악이었다”고 주장하며 반격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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