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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스웨덴의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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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스웨덴의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17.09.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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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투닝(군집주행) 테스트 중인 트럭들. 사진=스카니아 제공
플래투닝(군집주행) 테스트 중인 트럭들. 사진=스카니아 제공

지난 2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스웨덴의 차세대 교통 중심 스마트시티 세미나’가 열렸다.

스웨덴무역투자대표부와 주한 스웨덴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스웨덴 유럽연합 통상장관 안 린데(Ann Linde)와 함께 볼보트럭, 스카니아 등 8개의 스웨덴 기업들이 참가했다. ‘스마트 시티’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스웨덴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교통과 도시의 공공 기능이 연결돼 있다. 세미나에선 스웨덴의 이러한 선진 기술을 볼 수 있도록 차세대 무인 주행 기술과 인프라, 안전 기술의 최근 동향 및 성공 사례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기술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볼보트럭의 하이더 워킬 본부장은 스웨덴 볼리덴 광산에 투입된 FMX 덤프트럭 사례를 예시로 무인트럭의 적용으로 기대되는 생산성과 안전성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대형 트레일러 간의 무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운행되는 플래투닝(Platooning, 군집주행) 기술을 소개하며 일반 트럭 대비 연료 소비를 1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드라이브 스웨덴의 ‘차세대 교통 시스템을 위한 혁신의 가속화’, 스카니아의 ‘상업용 차의 자율주행’, 볼보그룹의 ‘미래의 전기 버스’, 에릭슨 엘지의 ‘커넥티드 트렌스포테이션’ 등이 발표됐다.

2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스웨덴의 차세대 교통 중심 스마트시티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21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스웨덴의 차세대 교통 중심 스마트시티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세미나가 끝난 뒤엔 기자 간담회가 열려 질의응답이 오갔다. 그중에서 몇 가지 중요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Q: 최근 한국엔 버스로 인한 대형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동긴급제동장치(이하 AEB, Autonomous emergency braking)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의 상황은 어떠한가?

안데쉬 베리에, 볼보그룹 버스홍보담당본부장: 현재 스웨덴의 버스에 얼마나 많은 AEB가 장착됐는지는 자료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스웨덴에서는 2015년부터 생산되는 좌석버스와 트럭은 법적으로 AEB를 반드시 달아야 한다. 구형 버스와 트럭의 경우엔 개조나 장치 추가가 필요하다. 마을버스나 시내버스의 경우는 서서 타는 승객이 많아 법적 강제력을 검토 중이다. 구역별로 맞춤 관리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위험한 구역이 있을 땐 긴급 제동이 생길 수도 있다는 안내 방송을 한다. 도로 환경에 맞춘 사고 방지 메커니즘이 잘 돼 있다.

Q: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 그에 따라 운전사 등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얀 헬오케르, 드라이브 스웨덴 협회장: 스웨덴 정부는 오히려 새롭고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드라이브 스웨덴’도 그런 목적으로 조직됐다. ‘드라이브 스웨덴’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전략 혁신 프로그램으로 자율주행 기술 등 자동 교통 시스템 분야의 협력을 목표로 한다. 50년 전만 해도 전화를 할 땐 교환수가 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자율 주행 시대가 되면 당연히 일부 일자리는 유실될 것이다. 기술 진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현재 스웨덴 교통 노동조합은 이 상황을 반기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술 도입을 통해 혁신을 끌어내는 쪽이 유리하다고 본다.

하이더 워킬, 볼보트럭 모빌리티 및 자동화 본부장: 컴퓨터가 세상에 처음 보급됐을 때 사람들은 걱정했다. 이제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 일자리를 차지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컴퓨터를 통해 고급 언어가 늘어났고, 이전 수작업을 대체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스웨덴 볼리덴 광산 마을에서 자율 주행 트럭 실험을 시작했을 때 우린 트럭 운전사들에게 돌을 맞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오히려 환영해주더라. 그들이 말하길 자율 주행 트럭이 지금의 운전사를 대신하겠지만 이러한 혁신은 후손들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의 갈 길은 자명하다. 지금 당장 어려움 때문에 미래의 혁신을 포기해선 안 된다.

세미나에서 볼보트럭 모빌리티 및 자동화 부문 본부장 하이더 워킬(Hayder Wokil)이 ‘무인트럭을 향한 전반적인 이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세미나에서 볼보트럭 모빌리티 및 자동화 부문 본부장 하이더 워킬(Hayder Wokil)이 ‘무인트럭을 향한 전반적인 이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Q: 자율주행은 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해킹 등 보안에는 문제가 없는가?

박동주, 에릭슨엘지 테크니컬 디렉터: 오늘 발표에서처럼 이동 통신 분야 역시 자동차에서 발생하고 있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노력 중이다. 핵심은 V2X(Vehicle-to-everything, 차와 차 사이의 무선 통신), LTE 5G 기술이다. LTE는 현재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기술인데 보안에서는 수많은 분야에서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다른 지원 기술과 함께 자동차에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 될 것이다.

Q: 교통 상황이나 도로 여건이 좋지 않은 나라도 있다. 플래투닝 기술의 안전성은 얼마나 믿을 만한가?

알렉산더 마스트로비토, 스카니아 지속 가능한 교통솔루션 부서장: 최근 싱가포르에서 플래투닝을 테스트했다. 그런데 그 나라의 교통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 말레이시아 국경 지역엔 수많은 모터사이클이 다니고, 고속도로에도 자전거가 나타나더라. 항만에는 원숭이도 있었다. 지금의 플래투닝은 완전 자율주행 단계가 아니다. 첫 번째 트럭엔 운전사가 탑승한다. 차는 안전한 루트에 따라 이동한다. 트럭과 트럭 사이에 차가 끼어들면 트럭 간의 거리가 늘어난다. 그리고 플래투닝 속도는 줄어든다. 끼어든 차는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것이다. 차간 거리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플래투닝 상태가 해제된다. 사고와 같은 돌발 상황 시에는 제동 후에 자동으로 갓길로 정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Q: 한국 도로는 정체 구간이 많다. 유럽에서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이 한국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가?

하이더 워킬, 볼보트럭 모빌리티 및 자동화 본부장: 앞으로 출시할 자율주행 기술에 시장마다 차이를 두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한국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과 가치가 있다면 추가할 수는 있다.

알렉산더 마스트로비토, 스카니아 지속 가능한 교통솔루션 부서장: 한국 도로가 아무리 막힌다 하더라도 그 정체 수준은 스톡홀롬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상식적으로 자율주행은 고속보단 저속에서 유리하다. 교통 체증은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은 유럽이 앞서 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마무리 짓는 데 오래 걸린다. 한국이 비전과 전략만 있다면 기술과 표준 정립 면에서 얼마든지 유럽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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