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자산 개발 땐 핵잠 최우선
트럼프 세일즈에 말릴까 우려도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과 개발에 합의하면서 실제 미군의 어떤 무기와 장비를 들여올지가 관심이다. 무인공격기와 F-35A 스텔스전투기 등이 우선 거론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세일즈 전략에 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갈래는 군사자산 획득과 개발의 두 가지다. 이중 획득은 무기 구매와 기술 도입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무기로 보면, 일명 저승사자로 불리는 최신형 무인공격기 ‘리퍼’가 물망에 오른다. 기존 무인기인 프레데터나 올해 초 군산미군기지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그레이이글에 비해 무장능력을 2배 정도 늘렸고, 최신 관측ㆍ표적장치를 달아 정밀한 공격이 가능하다. 우리 군은 내년부터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4대 도입할 예정이지만, 북한 지역을 탐지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탐지와 동시에 타격하는 무인공격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군 관계자는 22일 “김정은 참수작전을 비롯해 북한 지도부를 신속하게 제거하기에 무인공격기는 위력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무기 구매 발언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건 F-35A 전투기다. 내년부터 40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올 예정이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당초 목표치인 60대보다 20대가 줄어든 탓이다. F-35A는 개전 초기 북한의 방공망을 피해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현존 최강 전투기로 평가 받는 F-22의 해외 판매 버전이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F-35A를 60대 운용하면 완전한 1개 비행단 규모가 되기 때문에 전투기를 훨씬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출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 해군이 보유한 그라울러(EA-18G) 전자전기도 우리 군이 탐내는 무기다. 그라울러는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거나 파괴하는 항공기다.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 당시 미 측에 도입을 타진했다가 무산된 전례도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공군의 F-15K, KF-16 전투기가 북한 상공에서 맹폭을 퍼부으며 온전히 작전을 수행하려면 전자전기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최신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나 정찰위성, 레이저통합직격탄(L-JDAM)등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도입할 만한 무기로 꼽힌다.
무기가 아닌 기술 도입이라면 공군과 해군의 각종 전자장비 제작 능력이 절실하다. 유사시 적을 먼저 탐지하고 제압하는 핵심전력이건만, 우리 공군 전투기나 해군 이지스함 전투체계는 모두 미국에서 들여온 터라 현재로선 장비체계의 뚜껑조차 열 수 없도록 봉인돼 있기 때문이다. 껍데기만 국산이고 알맹이는 미국산인 셈이다.
이와 달리 군사자산 개발의 경우에는 핵잠수함이 최우선으로 거론된다. 2003년 362사업을 통해 개념설계까지 마친 터라 정치적 결정만 내리면 향후 5년 안에 핵잠수함을 건조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잠수함의 연료인 농축 우라늄 확보를 놓고 한미 원자력협정이나 비확산체제와의 충돌 가능성이 남아있어 미국과의 원만한 조율이 필수적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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