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사법부 좌경화 국회가 방조…사법부發 제2의 문화대혁명 우려” 반발
청와대와 여당은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가슴을 쓸어 내리며 일제히 협치를 약속했다. 국민의당은 “고심 끝에 우리 당이 찬성표를 던져 김 후보자 인준안 통과가 가능했다”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보수야당은 “국회가 사법부 좌경화를 방조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동의안을 처리해준 입법부에 감사 드린다”며 “이 같은 뜻을 받아 들여 더욱 협치하고 소통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야권 설득을 위해 국회에 상주하다시피 한 전병헌 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 귀국 이후, 여야 대표와 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더 구체적인 협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거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당에 별도의 감사 뜻을 전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오늘 승리는 민주주의 사에 협치라는 새로운 장을 연 위대한 승리”라며 “국민의당 의원들이 사법개혁 의지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감사 드리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한껏 기세가 올랐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가결이든 부결이든 결과는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달려있었다”며 “토론과 고뇌 끝에 (우리 당 의원들의) 이성이 감성을 누르고 이겨 인준안이 통과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한 흠결이 없었던 김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과 개혁에 적임자라고 이성적으로 판단한 것이 문재인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으로 형성된 감정적 반감을 눌렀다는 취지다. 안철수 대표도 “국민의당 의원들의 현명한 결단으로 대법원장이 탄생했다”고 자평했다.
보수야당은 일제히 사법부 좌경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자는 해방 후 역대 대법원장 중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며 국회를 통과했다”며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김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와 절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좌편향적 코드를 고려하면 사법부를 앞세운 ‘제2의 문화대혁명’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날을 세웠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으며,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 인준안 가결은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을 국회가 방조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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