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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서비스 대기업 제품마다 넣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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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AI 서비스 대기업 제품마다 넣을 것”

입력
2017.09.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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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체 개발 AI플랫폼 카카오I

삼성 휴대폰ㆍ현대車 적용 앞둬

“어, 카카오가 여기랑도 했네

실생활에서 매달 느끼게 될 것”

#2

카카오드라이버 등 실패 두고는

“당장의 실적보다 꿈 이루는 게 중요”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취임 2주년을 앞둔 소회와 카카오의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취임 2주년을 앞둔 소회와 카카오의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이름만 대면 아는 대기업 제품에 녹아든 카카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계속 선보이겠다.”

임지훈(37) 카카오 대표가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2년을 맞은 소회와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밝혔다. 2015년 10월 말 제주 카카오 본사에서 취임 인터뷰를 한 이후 2년 만에 언론 앞에 나선 임 대표는 특히 AI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그는 “매달 ‘카카오가 여기랑도 했네’, ‘어 여기도 카카오네’라고 계속 느끼게 될 것”이라며 “실생활과 연관된 다양한 대기업 제품에 적용한 카카오의 AI를 지속해서 내놓겠다”고 자신했다.

이미 카카오는 자체 개발 AI 플랫폼 ‘카카오 I’를 삼성전자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70에 접목하기로 했다. GS건설, 포스코건설과 손잡고 건설 분야에도 진출했고 롯데정보통신과 제휴해 롯데그룹의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도 카카오 I가 진입한다. 다음 달 정식 출시하는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 이외에 전 방위로 AI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영향력 이외에도 임 대표는 “최고 수준의 AI 기술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곧 카카오 I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해 외연을 확장할 생각”이라며 “중소상공인들은 복잡한 AI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 각종 서비스에 카카오 I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I'가 중심인 카카오의 AI 생태계 구조. 카카오 제공
통합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I'가 중심인 카카오의 AI 생태계 구조. 카카오 제공

임 대표는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그는 “해외 사업은 로망이고, 나 역시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싶지만 국가별로 정리가 끝난 메신저나 구글이 장악한 검색어 시장에서는 승산이 없어 카카오톡과 다음의 해외 진출은 진작에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대신 임 대표가 꼽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는 게임 이모티콘 웹툰 웹소설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이다. 그는 “대한민국이 가장 강한 콘텐츠를 갖고 해외로 나가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이제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카카오는 수많은 서비스 접점이 있어 콘텐츠 파트너들이 해외에서 성공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35세에 임직원 3,000명을 아우르는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됐다. 기대와 우려 속에 두문불출하며 일에만 매달린 임 대표는 대리운전 호출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등 온ㆍ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서는 대리운전 업계의 반발에 부닥쳐 좌절하기도 했다. 후속으로 준비한 가사도우미 서비스 등은 꺼내보지도 못했다.

지난해에는 ‘대표 조기 교체설’이 돌 정도로 경영실적도 하락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드라이버는 잘 될 거라 확신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잘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고통스러웠지만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접었다”고 토로했다. 대표 연임에 대해선 “어차피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는 거라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카카오 서비스의 선택과 집중을 마무리한 임 대표는 AI를 비롯해 그간 준비한 것을 하나씩 구체화할 계획이다. 카카오 경영실적도 지난 2분기 역대 최고 분기매출 4,684억원을 기록하며 완연한 성장세로 돌아섰다.

임 대표가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카카오만의 수평적인 회의 T500의 형식을 빌려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자신의 자리와 카카오의 방향성을 정립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목요일(Thursday) 오후 5시(5:00)에 열리는 T500은 질문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하는 ‘끝장토론’이다.

임 대표는 “개인적으로 ‘뒷단’이란 말을 좋아하는데, 지난해는 일부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가용 자원을 재분배하는 등 카카오의 뒷단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는 시기였다”며 “당장 실적보다는 ‘지금 어떻게 해야 우리가 꿈꾸는 걸 이룰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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