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 관계자들이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외주제작사에 폭언과 성희롱 등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독립PD협회와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는 19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리얼스토리 눈’ 은 불공정 사례의 종합선물세트”라며 “그동안 온갖 종류의 불공정 행위를 동원해 외주제작사를 착취, 인권 유린해왔다”고 비판했다.
협회가 제시한 불공정 행위는 부당한 요구, 선정성 강요, 외주제작사에 책임 전가, 출혈 경쟁 유도, 인신 모독 등 5가지다. ‘리얼스토리 눈’ 측이 치정, 재산분쟁, 사건사고, 소송 등 갈등을 폭로하는 소재로 선정적인 방송을 꾸몄으며, 거의 다 완성한 프로그램을 불방시키고 다른 외주제작사에게 일을 맡기는 식으로 출혈 경쟁을 유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협회는 “불방을 피하기 위해 외주제작사는 어떤 아이템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고 설명했다.
또 각 외주제작사의 PD, 작가들이 인신 모독성 발언에 시달려 평균 3~4개월 만에 ‘리얼스토리 눈’ 제작을 포기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리얼스토리 눈’ 담당자의 발언이라며 3분 분량의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녹취 파일에는 “해 오는 대로 적당히 내버려두고 월급 받아 처먹고 사니까 좋냐”, “실력 없어 갑질하고 자빠졌어”, “무식한 xx들이 아는 체를 하더라”라는 등의 폭언이 담겼다.
특히 협회는 배우 송선미의 남편 장례식장 과잉 취재 논란을 두고 “MBC 측이 시청률을 위해 개인의 사생활까지 폭로하라는 무리한 취재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리얼스토리 눈’은 송선미 남편의 장례식장에서 ‘몰래카메라’ 형태로 촬영한 장면을 그대로 방송해 취재 윤리가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MBC 측은 “MBC가 외주 제작사에게 무리한 취재를 지시하고 책임을 전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MBC 파업의 불씨를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닌지 그 취지의 순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담당 CP(책임 프로듀서)를 향한 인격 모독적인 비난과 명예훼손 성 발언을 즉시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독립PD협회는 MBC의 갑질이 이어질 수 없도록 MBC 측에 관련자들을 중징계하고 외주제작사에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독립PD협회 소속 한경수 PD는 “대한민국의 최고의 방송사 안에서 3년 4개월 동안 일어난 일인데 아무도 몰랐다”며 “불공정한 갑을 관계를 바꾸지 않는 한 제2, 제3의 ‘리얼스토리 눈’이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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