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부로 끝난 골로프킨 vs 알바레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세기의 복싱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게나디 골로프킨(35ㆍ카자흐스탄)과 카넬로 알바레스(27ㆍ멕시코)의 결전이 무승부로 끝나면서 다양한 뒷얘기를 낳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17일(한국시간) 골로프킨과 알바레스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국제복싱연맹(IBF)·국제복싱기구(IBO)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서 12라운드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판정 결과는 곧바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경기를 주도한 골로프킨의 낙승이 점쳐졌지만 여성 심판 아델라이드 버드는 알바레스가 118-110으로 이겼다고 채점한 것이다. 데이브 모레티 심판이 내린 골로프킨 115-113 승리, 돈 트렐라 심판의 114-114 무승부 채점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미국 ESPN에 따르면 무승부 직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도박업체 앞에는 환불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무승부 베팅은 없었던 탓에 도박꾼들은 둘 중 한 명의 승리에 판돈을 걸었고, 결국 액수에 상관없이 전액 환불을 받게 됐다. 다만 KO승·판정승 등 승리 옵션에 베팅한 돈은 돌려 받을 수 없었다.
글로벌 카지노 기업인 MGM 레이스 앤드 스포츠의 제이 루드 부회장은 ESPN과 인터뷰에서 “골로프킨이 판정승으로 이겼으면 했다. 무승부 판정은 우리에게 큰 손실이다”라고 말했다. 골로프킨의 승리에 큰 금액을 베팅한 이들도 석연찮은 판정에 울상을 지어야만 했다. 50만 달러(약 5억 6,00만 원)를 통 크게 건 한 사람은 카지노 칩으로 환불 받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ESPN은 한 도박업체 국장의 말을 빌려 "골로프킨에게 몰린 돈이 훨씬 많았다"며 "그래서 많은 이들은 자신들의 돈이 강탈당했다고 느끼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알바레스 승리에 베팅했던 이들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논란의 판정을 내린 버드는 결국 징계를 받게 됐다. ESPN은 이 판정에 대해 "복싱 역사에 가장 충격적인 일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며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알바레스 측 프로모터인 골든보이 프로모션의 대표이자 전 권투선수 오스카 델 라 호야(44ㆍ미국)조차 “나 역시 버드의 118-110 채점을 이해하지 못 하겠다”며 무승부 판정을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미국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19일 "버드에게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경기에 투입시키지 않을 것이다"고 발표하며 그에게 당분간 ‘메이저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한편 골로프킨 측은 이날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내년 5월 이전에 알바레스와 재대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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