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 김광석의 외동딸인 서연양이 10년 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이상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이 개봉되면서 김광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그의 딸도 젊은 나이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서연양은 2007년 12월 경기 용인의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 으로 이송된 뒤 숨을 거뒀다. 서연양의 어머니인 서모씨가 딸이 쓰러진 걸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타살 혐의가 없어 내사 종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서연양은 사망 당시 16세였다.
서연양의 사망 소식은 김광석 유족도 지난 19일에서야 알았다. 김광석의 형인 김광복씨는 20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카의 행방을 찾기 위해 내가 알고 있는 조카의 주소지 관할 경찰서에 진정서를 내고 난 뒤 조카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며 “상상도 못한 터무니 없는 소식”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과 생전에 친분이 두터웠던 한 가수는 “(김광석 유족이)초상집 분위기”라며 “스무 살도 안 된 아이가 어떻게 집안에서 쓰러져 숨을 거둘 수 있는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답답해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검 결과 서연양은 급성 폐렴으로 숨졌다.
서연양은 2008년 그의 어머니와 미국으로 떠난 것으로 주위에 알려졌지만, 그 전에 이미 숨진 것으로 드러나 주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날 한 매체는 “서씨가 딸의 소재를 묻는 지인들의 질문에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왔다”고 주장해 서연양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도 일고 있다.
서연양은 김광석의 음악 저작권 상속자였다. 발달장애를 앓던 서연양은 미국 등에서 서씨와 지내다 2006년 김광석을 기리는 공연을 보러 한국을 찾기도 했다.
1996년 세상을 떠난 김광석은 서연양을 누구보다 아꼈다. 지난해 4월 열린 김광석 20주기 추모 전시에도 고인이 딸과 찍은 사진이 여럿 전시됐다. 김광석은 딸을 위해 노래 ‘자장가’와 ‘자유롭게’를 만들어 각각 3집과 4집에 싣기도 했다. 김광석은 1994년 공연에서 “딸아이를 제 손으로 받았다”며 “그날 오후에 밖에 나갔는데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 하나하나가 쉽게 안 보이더라”고 ‘자유롭게’를 쓴 계기를 관객들에 들려주기도 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공소 시효와 관계없이 살해 의혹이 제기된 변사 사건의 경우 재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골자로 한 ‘김광석법’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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