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싱크탱크 애슬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 수상 소감서
“세계평화를 위해 한반도 평화 만들라는 응원 담겨”
“지난 겨울 촛불을 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바친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를 이루고 나서 대한민국이 이룩한 평화의 역사를 말씀 드릴 시간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인트레피드 해양ㆍ항공ㆍ우주박물관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 세계시민상 수상식에 참석해 “오늘 내가 받는 상에는 세계 평화를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만들어내라는 세계인들의 격려와 응원도 담겨 있다”며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을 지난 겨울 내내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들께 바치고 싶다”며 수상의 영광을 국민들에게 돌렸다.
문 대통령은 자신을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으로 소개하고 “우리 국민들은 지난 겨울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다”며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구하고,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촛불혁명에 대해선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은 여러 달에 걸쳐 1,7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의 시민행동이었지만, 단 한 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발생하지 않은 완벽하게 평화롭고 문화적인 축제 집회로 진행됐다”며 “폭력이 아니라 평화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의 힘을 전세계에 보여주고,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위기에 희망을 제시한 대한민국의 촛불시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받아도 될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신생국가들처럼 대한민국의 현대사도 시련의 연속이었다”며 “식민지에서 분단과 전쟁, 가난과 독재로 이어지는 고단한 역사를 이겨내고 마침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에 모두 성공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인정 받은 우리 국민들의 성취가 내가 오늘 우리 국민을 대표해 세계시민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라고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시상하는 세계시민상은 국제사회의 당면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세계 시민의식을 구현한 인사들에게 매년 수상하는 상으로, 문 대통령은 첫 한국인 수상자로 기록됐다. 애틀랜틱 카운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로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했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역내 안정에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도 공동 수상했다.
뉴욕=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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