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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 비수로 돌아온 이진영의 3연속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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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 비수로 돌아온 이진영의 3연속 결정타

입력
2017.09.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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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진영이 19일 잠실 LG전에서 8회초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kt 이진영이 19일 잠실 LG전에서 8회초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충격이 커도 너무 크다. LG가 내심 5강 진입의 ‘교두보’로 여겼던 kt에 치명적인 3연패를 당해 포스트시즌 막차가 눈앞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것도 지난 14, 15일 이틀 연속 한 점 차 끝내기 패배에 19일엔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내고도 불펜이 무너지며 3경기 연속 쓰라린 역전패로 주저앉아다. SK에 2.5경기 차로 벌어진 LG는 남은 11경기에서 10승을 거둬야 자력으로 5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3연패 전까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10승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던 최하위 kt였다. 더 뼈아픈 건 LG를 벼랑 끝에 민 주인공이 다름 아닌 이진영(37)이다. 이진영은 19일 3-3으로 동점을 만든 8회초 1사 1ㆍ2루에서 7번 김만수 타석 때 대타로 나가 LG 네 번째 투수 정찬헌과 마주했다. 투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 침착하게 승부를 이어나가 볼카운트 2-2가 된 순간 갑자기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장대비가 쏟아졌다. 결국 심판진은 경기를 중단했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데까지 무려 53분 간 지연된 끝에 속개됐다. 근 1시간이나 지나 다시 타석을 이어 간 이진영은 정찬헌의 6구째를 통타해 우측 펜스 최상단에 맞는 2루타로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였다. 장시간 쉬고 나온 투수의 사실상의 초구를 기다린 베테랑다운 노림수였다. 이진영의 한 방으로 불붙은 kt 타선은 8회말 LG 이형종에게 역전 홈런을 맞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9회 LG 불펜을 9득점으로 초토화하며 15-7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진영은 14일 수원 LG전에서도 11-11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가 하준호의 끝내기 안타를 잇는 우전안타를 때렸고, 15일에는 4-4로 맞선 11회말 1사 후 중월 3루타로 포문을 열어 장성우의 끝내기 안타를 이끌었다.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있는 김진욱 kt 감독도 결정적인 순간 ‘믿고 쓰는’ 건 결국 이진영이다. 타석에 선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에게 주는 중압감은 보통의 선수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뿐더러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의 수 싸움과 찬스에 강한 면모는 중요한 순간 발휘된다.

이진영은 2008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해 두 번의 FA 계약을 한 7년 간 5번이나 3할을 쳤고, 2013년에는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서 LG의 숙원을 푸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의 부임 이후 리빌딩 기조의 희생양이 돼 2015년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옮겼다. 이진영이 막아 선 LG의 5강행은 베테랑을 외면한 LG에게 인과응보와도 같은 씁쓸한 현실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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