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도 한 치 앞 못 내다봐
秋 ‘뗑깡’ 발언 등 협치 부족
내년 지방선거 ‘野 후보 연대’
정당보다 인물이 중요해 반대
‘MB 아바타’ 등 이미지 왜곡돼
전국 돌며 국민과 오해 풀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적폐청산에 방점이 찍힌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을 ‘국가주의’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가 모든 것을 해결하려던 산업화 시대와 지금이 다를 것이 없다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한치 앞을 내다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협치 의식 부재를 지적했다.
안 대표는 1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적폐청산 구도에서 당선됐다고 해 과거 일만 집착하면 안 된다”면서 미래 대비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보수야당의 핵개발 주장과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야권 후보 연대론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_추미애 대표가 ‘땡깡’ 발언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적절하지 못했다. 일주일 만에 사과한 것 아니냐. 행정부도 여당도 한 치 앞을 못 내다 보는구나 생각했다. 사과는 했지만, 결정은 원내지도부의 몫이다.”
_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가 이명박 정부까지 조준하고 있다.
“정부가 적폐청산 구도에서 당선됐다고 해 과거 일만 집착하면 안 된다. 미래에 대한 대비가 너무 부족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는 여전히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는 자기들이 얘기했던 대통령 직속 4차산업위원회를 장관급으로 (조직을) 내리지 않았나. 정부가 국가주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고, 그 시각 내에서도 미래에 대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_청와대에서 요청한다면 초당적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나.
"자유한국당과 같은 이념정당이 야당되면 반대 위한 반대를 한다. 국민의당은 우리가 생각한 방법과 정부 여당의 방법이 같다면 손해가 나더라도 지원하고 손 들어 줄 것이다. 반면 정부의 공무원 수 증원 등 잘못된 것은 대안을 받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_보수 야당의 핵개발 주장은 타당한가.
“핵개발은 너무 나간 주장이라고 본다. 야당은 모든 선택 가능한 것들을 꺼내놓고 검토해야지, 무슨 옵션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외교협상의 주체는 정부다.”
_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 야권 후보 연대론이 나온다.
“압도적 지지율을 가진 여당일수록, 더욱 계파 힘이 크게 작용해서 능력 있는 사람보다 말 잘 듣는 사람이 공천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기존 거대 양당에서 능력은 있는데 공천받을 가능성 없는 인재들이 국민의당을 선택할 수 있다. 지방선거는 정당보다 인물이 중요하다.”
_전당대회 출마가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음 5년 후 계획(대선 재도전)을 보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지만 눈앞에서 다당제가 소멸되는 걸 남의 일처럼 바라보고 경력관리만 할 수는 없었다.”
_당 안팎에서 서울과 부산시장 출마 요구가 여전하다.
“지금 시장 선거에 나가겠다고 하면 '셀프공천'이 된다. 그러면 그 자리에 관심 있는 누가 우리 당에 오겠나. 그건 오히려 당 대표로 직무유기다.”
안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여전해 보였다. 대선 초반 네거티브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했던 점을 특별히 꼽은 안 대표는 TV토론에서 언급돼 논란이 된 ‘MB아바타’ 등의 발언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라며 “전국을 돌며 오해를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_지난 대선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언제인가.
“가장 뼈 아픈 부분은 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 나서 열흘 정도,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자리도 잡기 전에 (민주당의) 네거티브가 쏟아져 대응을 잘 못한 것이다. 통상 대선처럼 본선이 6개월 정도였다면 초반에 잘 못하더라도 반전 시킬 계기를 만들 자신이 있었는데, 시간이 한 달 밖에 없었다.”
_‘MB아바타’ ‘갑철수’ 등의 말실수가 결정적 패인 아닌가.
“(두 발언에 대한 비판은) 왜곡된 이미지 때문이다. 정년 보장된 서울대 교수도 박차고 나와 5번째 직업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온갖 이상한 이미지 때문에 (국민들은 나를) 약한 사람, 말도 못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
_리베이트 파문과 이유미씨 조작 사건 등으로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못 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가장 큰 위협이었던 국민의당에게 없는 리베이트를 조작해 만들어 냈다. 그 일로 당 체계화를 못한 상황에서 대선을 맞았고, 이유미 사건도 걸러내지 못했다. 결국 박 정부의 조작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리베이트 사건이 없었다면 (대선 결과 등도) 달랐을 것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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