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재계 10위권까지 올라섰던 대기업 총수가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김준기(73) 동부그룹 회장이 상습적으로 강제 추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 받아 조사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김 회장은 올 2월부터 7월까지 5개월여 동안 회장실 비서로 일했던 30대 여성 A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상습적으로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관계자는 “일부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하에 이뤄진 접촉으로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A씨가 동영상을 내보이며 ‘거액의 돈을 주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부그룹 측은 A씨가 브로커와 공모해 의도적으로 성추행 장면을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진술과 동영상 등 A가 제출한 증거물을 분석·검토한 뒤 김 회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며 양쪽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만큼, 신중히 수사하겠단 방침이다. 김 회장은 7월 말 치료 차 해외로 출국한 뒤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