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9)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커쇼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으로 앞선 6회말에 역전 만루포를 허용했다. 1회초 크리스 테일러와 저스틴 터너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2점의 리드를 안고 출발한 커쇼는 5회 말까지 안타 2개만 내주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6회말 선두 타자 타이 켈리에게 볼넷을 내준 커쇼는 1사 후 오두벨 에레라의 빗맞은 타구가 좌전 안타로 연결되면서 1ㆍ2루 위기를 맞았다. 후속 닉 윌리엄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리스 호스킨스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 들어선 에런 올테어는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커쇼의 3구째 슬라이더가 한복판에 몰리자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10번째 시즌을 맞는 커쇼는 290경기, 1,923이닝 만에 개인 첫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3-4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커쇼가 시즌 4패(17승)째를 떠안아 2011년(21승), 2014년(21승)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20승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커쇼를 울린 올테어는 “커쇼에게 만루홈런을 뺏은 첫 번째 선수가 된 것은 매우 특별하다”며 “정말 기대하지 않고 타석에 섰다. 좋은 공을 칠 수 있게 해준 신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모두가 깜짝 놀랐다”며 “공 한 개 실투였을 뿐이다. 우리는 커쇼가 해왔던 뛰어난 투구들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두둔했다.
한편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 20승 투수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커쇼와 함께 17승으로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한 코리 클루버(클리블랜드),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잭 데이비스(밀워키)는 앞으로 예정된 선발 등판이 2번밖에 안 남았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2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시즌은 1981년, 1994년, 1995년, 2006년, 2009년 등 5차례뿐이었다. 1981년, 1994년, 1995년은 메이저리그 파업으로 시즌이 파행 운영돼 20승 투수가 나오지 못했지만 시즌을 온전히 치르고도 20승 투수가 나오지 못한 시즌은 2006년과 2009년 2차례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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