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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기 우발적 핵 전쟁 막아낸 페트로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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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기 우발적 핵 전쟁 막아낸 페트로프 사망

입력
2017.09.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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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핵관제센터 당직 근무 때

美의 핵공격 경보 “오작동” 판단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옛 소련군 중령이 2015년 8월 27일 모스크바 외곽 프리야지노 자택에 머물고 있는 모습.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옛 소련군 중령이 2015년 8월 27일 모스크바 외곽 프리야지노 자택에 머물고 있는 모습.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미소 냉전이 최고조였던 1983년 미국이 핵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련의 인공위성 감지시스템 경보가 오작동임을 감지해 양국간 핵전쟁을 막은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전 소련군 중령의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페트로프 전 중령은 지난 5월 19일 77세 일기로 모스크바 외곽 프리야지노 자택에서 홀로 지내다 숨을 거뒀다. 이 같은 사실은 페트로프 전 중령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칼 슈마허 감독이 7일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자택에 전화를 했다가 그의 아들을 통해 전해 들으면서 세상에 밝혀졌다.

1939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전투기 조종사의 아들로 태어나 키예프 공군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페트로프 전 중령은 1983년 9월 26일 소련 핵무기 관제센터 당직근무를 섰다.

그는 근무 당시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기를 발사했다는 감지시스템 경보가 울리는 긴박한 상황에도, 냉철한 판단으로 감지기 오작동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상부에 보고했다. 당시는 소련이 불과 3주 전 자신의 영공에 잘못 진입한 대한항공 007편을 격추시켜 미국 상원의원 등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하는 등 양국간 갈등이 최고조인 시기였다.

만약 페트로프가 경보 결과를 그대로 해석해 미국의 핵공격 개시로 잘못 보고했다면 소련이 즉시 핵무기로 반격에 나설 상황이었던 만큼 양국간 핵전쟁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구름에 반사된 햇빛을 미사일로 오인한 인공위성 감지시스템의 오류를 감추는 데만 급급했던 소련은 그를 중령으로 조기예편 시키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락했다. 이후 그의 업적은 소련 붕괴 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예편 후 연금으로 연명하며 궁핍한 생활을 했던 걸로 전해지는 페트로프 전 중령은 생전인 2013년 BBC와 인터뷰에서 “직감에 따른 결정이었다. (미국이 핵공격을 했을)확률은 반반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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