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자사고)ㆍ외국어고ㆍ국제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없애기로 하는 등 정부의 폐지 절차 움직임에도 자사고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19일 오후 서울지역 자사고 22곳이 모인 서울자사고연합회가 서울 중구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주최한 서울 자사고 연합 설명회 ‘2021 대입, 자사고가 정답이다’에는 자사고를 희망하는 학부모와 학생 1,800여명이 몰려 성시를 이뤘다. 정부의 자사고ㆍ외고 폐지 방침이 나온 뒤 입시업체가 아닌 자사고 연합회가 직접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인 만큼 학부모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학부모들은 설명회장 입구에서 나눠 준 안내 책자를 한 장 한 장 꼼꼼하게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오세목 자사고연합회장(중동고 교장)은 입시전문가들의 강연이 시작되기 전 인사말에서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시대착오적 사고에 맞서 자사고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자사고 등 폐지 방침 이후 수도 없이 이어진 학부모들의 문의에 화답하고자 설명회를 개최했다는 오 회장은 ‘최근 자사고를 없애겠다고 하는 외눈박이 평등론자들이 있다”며 “고교 평준화가 유발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건 평등을 위한 선동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전국 46개 자사고 공동체 구성원들은 그 어떤 도전에도 굴복하지 않고 자사고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며 “학생들은 안심하고 당당하게 (자사고에)지원해달라”고 덧붙였다.
오 회장은 수능 개편, 고교 내신 절대평가, 고교학점제 등 새 정부가 내 놓은 교육정책에 대해 “5년 단임 정부가 준비되지 않은 설익은 정책들을 쏟아내 학부모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내 절반 이상의 고등학교가 사학인 현실에서 자주성과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교육이 발전한다”며 “학교 다양화와 자율화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존중해줘야 한다”며 자사고가 유지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최근 교육부가 자사고 등의 우선선발권을 없애 이르면 내년부터 일반고와 동시에 입시를 치르게 하겠다는 방침을 전하는 등 정부는 폐지 움직임에 시동을 건 상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자사고ㆍ외고 폐지가 국민 다수의 여론인 만큼 (폐지 쪽으로) 정책을 추진하되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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