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영욱ㆍ이호현 소방관
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 안장
“영욱이 형님, 호현아. 화마 없는 곳에서 편히 쉬소서.”
강원 강릉시 석란정 화재 진화작업 중 순직한 고 이영욱(59) 소방경과 이호현(27) 소방교의 영결식이 19일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강원도청장(葬)으로 엄수됐다.
든든한 맏형과 항상 활기찼던 막내 대원을 목 놓아 부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영결사에서 “고인들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을 실천한 진정한 영웅이었다”며 “함께 했던 지난날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이어 “생사의 갈림길에서 무겁고 아팠던 모든 일들을 벗어 버리고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마음만을 품고 영면하십시오”라고 애도했다.
동료와 유가족들은 다시는 입을 수 없는 영정 사진 옆 두 사람의 소방관 정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두 소방관과 동고동락했던 동료인 허균 경포119안전센터 소방사는 “비통한 심정으로 당신들을 떠나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한스럽고 가슴이 메어 온다”고 조사를 읽으며 침통해했다. 그는 “하늘이 무너졌고, 혼백이 다 흩어지는 듯 아련하기만 하다”며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허 소방사가 “영욱이 형님, 호현아, 이젠 화마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라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자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순직 대원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나온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종묵 소방방채청장,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고문,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성동^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도 고개를 떨구며 애도했다. 이어 남진원 시인은 헌시 ‘임의 이름은 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소방관’을 낭독하며 의인들의 마지막 길에 함께 했다.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두 소방관은 지난 17일 새벽 강문동 석란정 화재 진압 도중 순직했다. 이 소방경은 퇴직을 불과 1년여 앞두고 있었고, 이 소방교는 임용된 지 불과 8개월 만에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부는 이들에게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두 소방관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 소방관 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어갔다.
강릉=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