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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자동차 현대사] 어수선했던 대우차 마지막 모델 ‘칼로스’…수출 많았지만 안전성엔 의문도

입력
2017.09.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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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억원 들이 T-200 프로젝트

외환위기 겪으며 소형차 인기 뚝

신차 전시회 핑클 보려고 관객 몰려

2001년 9월 미국 지엠(GM)과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한 대우자동차는 그보다 4개월 전인 5월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힐튼호텔에서 소형 크로스오버 칼로스를 발표한다. 2000년 1월에 레조를 출시한 이후 2년 만의 신차였다. 지엠대우가 공식 출범한 게 10월이었으니 대우자동차로서는 매우 어수선한 시기였다. 칼로스는 ‘대우자동차’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마지막 자동차가 된다.

칼로스는 라노스의 후속 차종으로 4도어 세단인 칼로스와 5도어 해치백인 칼로스 V로 나뉜다. 칼로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아름답다’를 의미한다. 칼로스는 1999년부터 2,200억원을 투입한 T-200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대우와 오랜 인연을 맺은 이탈디자인이 디자인을 맡았다. 조금 높은 차체에 뒷좌석 더블 폴딩 시트 등을 더해 크로스오버로 소개됐다. 사이드 에어백과 무선시동 리모컨 키를 도입하는 등 소형차지만 고급 사양을 일부 적용해 주목받았다.

1.5ℓ E-테크Ⅱ엔진에 인공지능 4단 자동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했고 최고속도는 시속 170㎞, 연비는 ℓ당 14.2㎞(자동변속기 차량 기준)으로 대우차는 발표했다. 4도어 노치백(세단형)과 5도어 해치백 등 2개 모델로 가격(부가세 포함)은 735만~825만원에 출시됐다.

이후 대우차는 1.2ℓ모델을 내수용으로 추가하고 수출용으로는 1.2ㆍ1.4ㆍ1.5ㆍ1.6ℓ를 추가 생산한다.

1997년 시장 점유율 40%를 넘었던 국내 소형차 시장은 2001년에 점유율 20%대로 크게 떨어져 있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소형차 수요가 경차로 하향 이동했고,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서는 준중형, 중형, SUV 등에 밀려 소형차의 존재감은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서울에서 신차발표를 한 대우차는 무대를 부산으로 옮겨 ‘신차관람회’를 연다. 신차, 칼로스를 위한 행사였는데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무대에 오른 ‘핑클’이었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여성 아이돌 그룹을 앞세워 대우차는 3,000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신차관람회는 다시 롯데백화점으로 이어졌다. 전국의 16개 롯데백화점에 칼로스를 3대씩 전시해 쇼핑객들이 자연스럽게 차를 만나볼 수 있게 한 것. 대우차와 롯데백화점은 수차례 공동마케팅을 진행해온 사이. 첫 인연은 2000년 출시한 레조였다. 두 회사는 레조 50% 할인권 20장(1억3,000만원 상당)을 내걸고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이후 마티즈Ⅱ 출시 때에도 1억원 규모의 경품행사를 공동 진행했다. 대우차가 경영위기에 빠졌을 때는 롯데백화점 부평점이 나서 대우차 돕기 바자회를 수차례 열기도 했다.

칼로스는 2004년 가장 많이 해외로 수출된 국산차였다. 20만대 넘게 해외로 팔려 나갔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평가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특히 충돌안전성이 좋지 않아 일부 평가 기관들이 안전성에 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2005년, 칼로스 4도어 세단이 젠트라로 이름을 바꿔 교체됐고 5도어 해치백은 칼로스V로 이름을 바꿨다. 2007년에는 해치백 모델 역시 젠트라X로 교체되고 칼로스는 2008년 5월까지 생산을 이어가다 단종된다.

오토다이어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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