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청춘의 덫'으로 데뷔, 톱스타 심은하의 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그 아역 배우는 2017년 드라마 '학교 2017' 속 '센 언니' 황영건 역으로 돌아왔다. 무려 18년, 하승리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묵묵히 길을 걸어왔다.
하승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먹 만한 얼굴에 오밀조밀 이목구비가 다 들어가 있는 게 신기한 배우였다. 호탕하게 웃기도 하고, 허물없이 눈을 반짝였다. 경력 18년, 올해 22세의 하승리를 만났다.
-'학교 2017' 종영 소감은
"학원물은 처음이라 처음엔 어떻게 시작을 할지, 끝나는 날이 오긴 할지, 그리고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 올 여름이 되게 짧게 지나갔다. 재밌었고 즐거웠고 좋은 인연을 만나서 좋았다."
-데뷔가 1999년 '청춘의 덫'이다. 쭉 연기를 한 건가
"고등학생 때 2, 3년 정도를 제외하면 계속 연기 활동을 했다. 어릴 때는 시키니까 멋모르고 연기를 했는데 계속 연기를 하다가 중학생 때부터 '이걸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엄마가 말하길 '일할 때랑 안 할 때랑 표정이 다르다' '일이 없으면 우울한 기운이 있다'고 하더라. 엄마의 얘기를 듣고 보니 맞는 것 같아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연기를 계속하게 됐다."
-어릴 때 사진을 보니 '정변'한 것 같다
"중간에 연기를 쉬었을 땐 못생겼던 시절도 있었다.(웃음)"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작품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다. 채시라 선배님 아역으로 나왔었다.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단번에 캐스팅됐다. '학교 2017' 전까지 다 누구의 아역이었다."
-'김과장'에선 누구의 아역이 아니었는데
"'김과장'에는 에피소드 출연이었다. 그렇게 잠깐 나온 거나 단막극을 빼고, 아역이 아닌 내 배역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나온 첫 미니시리즈가 '학교 2017'이었다. 의미가 더 남달랐다."
-'학교 2017'에 캐스팅된 이유가 뭘까
"오디션에 자유 연기를 준비해오라고 해서 '센 거'를 준비해갔다. 그리고 즉석에서 현장 대본을 받아서 했더니 (제작진이)'느낌 잘 나올 것 같다'고 하셨다. 사실 키 때문에 안 될 뻔 하기도 했다. 황영건 역이 '여자 싸움짱' 같아야 했는데, 제가 너무 작고 왜소해서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말이다. 다행히 캐스팅이 됐다."
-결말에서 영건의 얘기가 충분히 풀어지지 않은 듯했다
"음, 저도 뒷부분에 얘기가 나올 거라 예상하고 초반 연기를 했는데 그게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에 연기할 땐 앞에 했던 걸 어떻게 포장해야 할까 고민도 많이 됐다. 그래도 이미 막바지에 왔고, 대본도 나왔고, 지나온 거니 마무리를 잘하자는 생각으로 마무리를 했다. 사실 종방연 때 감독님, 작가님이 저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하셨다. 영건이가 나름 사연이 있는 아이니까, 마냥 나쁘다기 보다 안에 감춰져 있는 걸 표현하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안 나와서 서운한 점도 있었지만 이젠 괜찮다."
-캐릭터에 애착이 많았을 텐데
"센 역할, 그런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학원물도 처음이고 또래랑 하는 것도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임했다. 아쉬운 부분이 남았으니 어떻게 말하면 아픈 손가락이 될 수도 있을 거다."
-아역으로 일찍 활동을 시작했는데 친한 배우가 있나
"원래 내성적이어서 어렸을 때는 친구가 없었다. 이번에 '학교 2017'에서 보배 언니랑 친해졌다. 그 언니를 통해서 다른 친구도 만나게 되고 그랬다. (김)정현 오빠나 (김)세정이는 겹치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그 외에는 고루고루 다 친해졌다. 못 친해져서 아쉽다."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김혜수 선배님이다. 정말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 정말 멋있는 거 같다. 현장에서 그 분은 겪어보고 싶다. 선배님의 애티튜드나 연기, 현장에서 집중력을 직접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학교 2017' 시청자들에게
"그동안 '학교 2017'과 여름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 영건 캐릭터와 이별했지만 새로운 캐릭터로 또 찾아뵐 수 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다른 '학교2017' 배우들의 행보를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정말 감사했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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