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야당에 말려들어” 宋국방 자질 우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 핵심 외교안보참모인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발언을 “개탄스럽다”며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인한 안보 위기 속에 문재인 대통령마저 유엔 총회 참석차 출국한 가운데 안보 컨트롤타워에서 자중지란이 불거져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송 장관은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문정인 특보가 ‘핵동결 조건으로 한미훈련을 축소해야 한다’ 는 등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 왜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느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의에 작심한 듯 문 특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송 장관은 정 의원의 질의를 모두 들은 뒤 “문 특보는 워낙 자유분방해서 상대해선 안 될 사람이라고 생각해 (참모진에게) ‘그냥 놔둬’ 그랬다”며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것이지, 안보특보나 정책특보 (입장은) 아닌 것 같아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문 특보는 "참수작전의 개념을 정립한 뒤 부대를 창설해 전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송 장관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두고 "아주 잘못됐다.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직격탄을 날려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송 장관은 앞서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난달 30일 미국 방문 중 전술핵 재배치를 처음 언급하고, 지난 4일 국방위에서도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청와대와 국방부가 진화에 나선 적이 있다. 여당 의원들은 이후 송 장관에게 “발언에 신중하라”고 경고했지만, 송 장관은 끝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문 특보는 이날 송 장관의 발언에 대해 “(송 장관) 발언은 봤는데 그야 그 사람 생각이 있는 거니까, 그 분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이에 여권에서는 현안이 조율되지 않는 외교안보 사령탑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송 장관이 좌충우돌로 부딪치면서 자질론도 확산되고 있다. 한 국방위원은 “국방부 실무 부서와 장관 간의 이견까지 겹치는 바람에 여권은 안보 공세를 앞세운 야당의 트집잡기에 건건이 말려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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