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8일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의 법상 ‘총수(동일인)’를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재 의식이 없거나 한정후견 판결을 받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동일인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동일인을 변경하게 되면 그와 관련된 여러 규제대상이 바뀐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과거에는 동일인의 사망 외에는 (중간에) 변경된 전례가 없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현실에 맞는 방향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을 ‘대기업집단’으로 정하고, 해당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연인(또는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고 있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과 친인척이 해당 기업집단과 거래할 때 관련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한편 김 위원장은 기업분할명령제 도입에 대해선 “당장 서둘러야 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분할명령제는 시장경쟁을 훼손할 정도로 경제력 집중이 과도한 기업에 대해 규모를 줄이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그는 “(이 제도는) 최후의 수단이고, 실제 도입돼도 사용될 기회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학자 시절의) 판단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광고를 제재할 수 없다고 판단한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서는 “자연인으로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언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SK케미칼ㆍ애경산업 등이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주성분으로 하는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ㆍ판매하면서도 이를 제품 라벨 등에 표시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 “증거 부족으로 법 위반 판단이 어렵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공정위는 최근 이에 대해 재조사 방침을 밝혔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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