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기 위해 떠난 자유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방미 의원단이 빈손으로 귀국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초당적인 안보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방미를 추진했으나 미국의 원론적 입장만 확인한 채 귀국한 것이다. 다만 한국당은 미 조야에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 여론을 전달한 것에 이번 방미 의미를 뒀다.
한국당 방미단은 13~16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핵우산으로 충분하다’는 미국의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하는 성과에 그쳤다. 방미 단장인 이철우 최고위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방미 결과 보고에서 “미 국무부에서는 우리 한국민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미국이 아직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고 있고 역내 긴장고조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최고위원은 “이번에 그치지 않고 10월 하순이나 11월 초 홍준표 대표가 (미국을) 방문해서 이런 의견을 나누고 강력히 요청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당은 미 의회와 싱크탱크에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전달한 것으로 “전술핵 외교 시동을 거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방미단은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비롯해 행정부 및 의회의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설득에 나섰고 댄 설리번 상원 군사위원은 “전술핵 재배치에 중립적 입장이지만 이번 면담을 통해 한국의 걱정을 훨씬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방미단은 전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방미 대표단이 가서 한 번만에 배에 (전술핵을) 싣고 온다고 기대는 안 했을 것”이라며 “방미단이 다녀와서 미국 상원의원들 간에는 상당히 교류될 것으로 보고 여론 형성층도 많이 얘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방미를 비판하며 전술핵 재배치 당론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전술핵 배치는 북핵 문제 해결 방안이 아니라 한반도 전쟁을 촉발하는 위험한 발상에 불과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면서 “한국당의 철없고 부질없는 행동은 중단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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