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사상 첫 여성 감독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는 현대건설의 승리로 막 내렸다.
이도희 감독이 이끄는 현대건설은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ㆍ넵스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흥국생명을 3-0(25-22 29-27 26-24)으로 제압했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이도희 감독은 13일 대회 첫 경기 KGC인삼공사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날 선배 박미희 감독을 만나 데뷔 2연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현대건설은 다음주 21~22일 열릴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현대건설의 다니엘라 엘리자베스 캠벨이 21득점을 올리며 선봉에 섰다. 김세영도 16점을 올리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흥국생명은 주전 공격수 이재영과 세터 송경화가 국가대표로 차출돼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쓴 잔을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1세트에서 현대건설은 주포 엘리자베스가 부진했지만 김세영이 빈틈을 잘 메웠다. 김세영은 1세트에 공격 4득점, 블로킹 2득점으로 총 6점을 올렸다.
2세트는 팽팽하게 흘러갔다. 듀스가 4차례나 펼쳐지며 접전을 펼친 끝에 27-27에서 엘리자베스의 서브 에이스와 황연주의 오픈 공격이 연달아 터지며 힘겹게 2세트를 가져갔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승기를 가져온 현대건설은 3세트에서 고삐를 늦추지 않고 몰아붙여 23-24 상황에서 연속 3득점해 경기를 끝마쳤다.
여성 감독 맞대결 경기를 승리로 이끈 이도희 감독은 “일단 이겨서 기쁘다”면서도 “경기에 집중하느라 크게 다가오진 않았다. 아직까지 그 정도 연륜은 없다”고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박미희 감독은 “경기를 치르는 내내 상대 감독이 여자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며 “똑 같은 것 같다. 이기면 좋았겠지만 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