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군 전역한 뒤 복귀전을 치른 배상문(31ㆍ캘러웨이)이 컷 탈락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배상문은 15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파71ㆍ6,95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총 상금 12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로 부진하며 4오버파 75타를 쳤다. 배상문은 결국 전날 1라운드 3오버파를 더해 중간합계 7오버파로 무너져 컷을 통과하지 못 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배상문은 “어제와 같은 실수가 몇 차례 나왔다. 어제와 별 다르지 않게 플레이 한 것이 실망스럽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컷 탈락으로 인해) 내일은 플레이를 안 할 테니, 같은 실수도 안 나올 것 같아 다행”이라며 자조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특히 아이언 샷이 잘 안됐다”며 “연습 때도 이렇게 안 쳤는데, 연습이랑 대회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잠시 머뭇거린 그는 “자꾸 이야기가 기-승-전-군대로 가게 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인 뒤 “공백으로 인한 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나만 군대에 가는 것이 아니니 자꾸 핑계가 될 수는 없고, 저는 오늘 스코어를 잘 못 낸 선수 중 하나일 뿐”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1라운드 끝나고는 즐겁다고 말했지만, 오늘은 자꾸 화가 났다”고도 했다.
대신 값진 교훈도 얻었다. 배상문은 전역 후 지나온 한 달을 돌아보며 “좀 더 여유를 갖고 연습했어야 했는데, 왜 프로답게 질 높은 연습을 안 했을까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전역한 그날 쳤어도 7오버파는 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이틀 동안 7오버파를 칠 거였으면 무엇 하러 그렇게 힘들게 연습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복귀전에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한 배상문은 다음 주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막전을 향한 담금질에 나선다. 그는 “성적이 안 좋아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지만, 감만 찾으면 순식간에 예전만큼 칠 수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인 뒤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인천=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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