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 유출 극복 10주년
자원봉사자 등 한자리 모여
봉사 영상 등 모아 기념관 개관
文 대통령 “세계 유례없는 감동”
10년 전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쏟아낸 원유를 온몸으로 제거하며 ‘서해안의 기적’을 일궈냈던 자원봉사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에서 15일 열린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기념행사’는 123만 자원봉사자들이 이룬 기적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고 정상을 찾은 서해바다를 안팎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또 맨손으로 서해바다를 뒤덮었던 기름띠를 닦아내며 맑고 청정한 바다를 되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던 123만 자원봉사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뜻도 전하는 자리였다.
행사는 ‘고마워 그리고 기억해’,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라는 주제로 10주년 기념식과 유류피해극복 기념관 개관식 등 공식행사, 유류피해극복 재현 퍼포먼스 등 5개 핵심프로그램, 서해안 투어 등 9개 체험프로그램, 부대행사 등이 17일까지 다채롭게 진행된다.
만리포해수욕장 희망무대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문재인대통령과 안희정 충남지사, 김은경 환경부 장관, 김영춘 해수부장관 등 정부인사와 지역주민, 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전국 각지에서 온 123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방제에 나선 것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며 “지자체의 능력을 넘는 해양재난과 재해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국가간의 협업체계를 갖춰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깨끗한 바다를 지키기 위한 안전ㆍ재난관리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도 “10년 전 기적을 일궈낸 자원봉사자와 국민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10주년 기념식을 통해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 국민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느끼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서해 기적의 발원지인 충남 태안을 ‘자원봉사 희망의 성지’로 선포하는 선언문 낭독도 있었다. 선포자로 참여한 이영숙(59)씨는 기름제거 봉사활동에 자녀와 함께 가족봉사단으로 참여한 후에도 봉사활동을 지속하여 현재는 ‘서울 꽃동네 사랑의 집’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파키스탄에서 귀화하여 사고 당시 시흥이주노동자 지원센터를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모함마드 수바칸(48)씨, 고령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 열성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노권(81)씨, 기름띠 제거에 대학생 봉사단원으로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하는 유정훈(36)씨도 함께 했다.
이날 개관한 유류피해극복 기념관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만든 거대한 인간띠 그래픽과 각종영상, 방제복과 방제도구 등을 전시해 사고발생부터 극복까지 모든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상기 태안군수는 “자원봉사자들과 전 국민의 희생과 성원으로 태안군은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3일간 열리는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태안=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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