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함경남도 신포 각별 주시”
화성-14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도
“어떤 식이든 추가도발 감행할 것”
북한이 6차 핵실험 이후 불과 12일 만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도발을 재개하면서 김정은이 꺼낼 다음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군 당국은 북한이 핵ㆍ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만큼, 물속에서 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으로 도발 수위를 계속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함경남도 신포의 움직임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포는 북한의 SLBM 발사기지가 있는 곳으로 SLBM 도발을 주시한다는 의미다. SLBM은 사거리 2,500㎞로 추정되는 중거리미사일로, 잠수함에서 쏘기 때문에 지상 발사 미사일에 비해 탐지가 어렵다.
북한은 지난해 8월 SLBM을 발사해 500여㎞를 날린 이후 1년 넘게 도발을 자제해왔다. 그 사이 SLBM의 파생형인 북극성-1, 북극성-2형 미사일을 지상에서 발사해 안정적인 성능을 입증했다. SLBM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2형, 화성-14형 등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과 달리 고체연료로 날아간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다종화된 도발수단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도 수중에서 발사하는 SLBM에 손을 댈 때가 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화성 계열 미사일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지난달 29일 화성-12형이 2,700㎞를 비행한 데 이어 이날 IRBM은 3,700㎞를 날았다. 화성-12형의 최대 사거리가 5,000㎞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사거리를 늘려 성능을 계속 높여나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7월에 두 차례 고각으로 시험발사한 ICBM급 화성-14형의 경우, 아직 정상각도로 발사한 적이 없다. 따라서 화성-14형도 화성-12형과 마찬가지로 또다시 성능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핵탄두의 투발수단인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린다면, 이에 맞춰 7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의 위력을 재차 검증할 수도 있다. 3일 6차 핵실험의 충격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일부가 무너졌지만 여전히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ICBM 확보라는 레드라인에 더욱 근접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사거리 향상과 더불어 핵탄두 공중 기폭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로 도발을 예상했는데 북한이 예상보다 일찍 도발에 나선 만큼, 어떤 식으로든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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