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펑 대변인 “중국인들의 우호감정도 해쳐”
향후 무역보복 조치 더욱 더 강화할 수도
지난 7일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기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잔여 발사대 4기가 임시로 추가 배치된 데 대해 중국 상무부가 “한중 무역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한국 정부를 거듭 압박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무역 보복’이 앞으로 더욱 더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15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가오평(高峰)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가오 대변인은 먼저 “한중 경제무역 협력은 상호보완성이 강하고 발전 잠재력도 크다”며 “중국 측은 양국의 경제무역 협력에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중 경제무역 관계가 계속 발전되고 있지만, 양국 간의 협력ㆍ교류는 여론의 토대 아래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에 엄중한 손상을 줬고, 중국인들의 우호 감정마저 해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오 대변인은 “이는 양국 경제무역 협력의 건전한 발전에도 반드시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불쾌감을 직접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한국이 중국의 중대한 이익과 정당한 우려를 존중하고 관련 문제를 타당하게 처리하며, 양국 경제무역 협력의 안정된 발전을 위해 양호한 분위기를 조성해 줄 것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한국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은 롯데 등 한국의 중국 진출기업들을 상대로 노골적인 무역보복 조치를 취해 왔다. 그 결과, 대표적인 피해기업인 롯데마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를 선정, 중국 내 매장을 매각하기로 했다. 중국 당국이 소방점검 등의 이유를 내세워 중국 내 롯데마트 112개 점포 중 87곳의 영업을 6개월 이상 정지시키고 있는 데다, 나머지 점포들도 거의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여서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영업재개 전망마저 불투명해 롯데는 모든 매장을 처분하고 아예 철수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 역시 사드 보복으로 판매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여기에 납품업체들과의 대금 문제, 한중 파트너 간 불화설 등까지 제기되면서 침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관광 중단, 한류연예인 출연 및 드라마 방영 금지 조치 등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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