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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 다음 대응 카드는 “…”

입력
2017.09.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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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마다 타격무기 순차 투입

수위 높일 마땅한 무기 없어 고심

현무-2A 1발 추락에 체면도 구겨

육군이 15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 직후 동해 훈련장에서 발사한 현무-2A 미사일이 가상의 적 도발원점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육군제공
육군이 15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 직후 동해 훈련장에서 발사한 현무-2A 미사일이 가상의 적 도발원점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육군제공

북한이 갈수록 핵ㆍ미사일 도발수위를 높이면서 대북 응징능력을 과시해야 하는 군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도 북한에 맞서 대응수위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더 이상 마땅한 무기가 없는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15일 발사한 현무-2A 미사일 한 발이 바다에 추락하는 바람에 군 당국은 체면을 구겼다.

정부는 6월 이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격해지면서 육군과 공군의 타격자산을 순차적으로 투입해왔다. 특히 과거에는 군사기밀을 이유로 함구하던 시험발사 사실을 적극 공개하며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육군의 경우 각각 사거리 500㎞와 800㎞인 현무-2B, 현무-2C 탄도미사일의 발사장면을 공개했고, 공군은 전투기에서 떨어뜨리는 MK-84 재래식 폭탄에 이어 슬램-ER(사거리 270㎞), 타우러스(사거리 500㎞)를 연거푸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강력 응징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군 당국은 일단 타격무기를 쏟아 붓는데 성공했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현무-2C와 타우러스 미사일은 육군과 공군 무기 가운데 사거리가 가장 길다. 북한이 더 위력적인 핵ㆍ미사일 능력을 보여줄 경우 한번 써버린 카드를 다시 꺼내기도 난처하다.

물론 현무-3 미사일이 남아있기는 하다. 사거리 1,500㎞에 달하는 우리 군의 최장거리 미사일이다. 하지만 현무-3는 순항미사일이어서 정확도가 높은 반면 현무-2 탄도미사일에 비해 위력이 떨어진다. 군 관계자는 “현무-3를 꺼내봐야 대북 응징의 의미를 담기에는 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해군 이지스함에서 쏘는 SM-2미사일도 있지만 타격이 아닌 요격무기여서 적절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우리 군은 타격자산의 위력보다 대응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15일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6분만에 동해에서 현무-2A 탄도미사일 발사 버튼을 눌렀다. 현무-2A는 사거리가 300㎞에 불과하지만, 군 당국은 북한 미사일이 날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거의 실시간으로 대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원점인 평양까지 수도권에서 200㎞ 떨어져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하지만 2발 중 1발은 발사 직후 바다에 추락하고 말았다. 군사 당국 관계자는 “현무-2A가 실전 배치된 이후 여러 번의 사격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발사 수초 만에 추락한 사례는 처음”이라면서 원인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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