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경계하던 길고양이들의 마음을 움직인 소년이 있습니다.
동물전문매체 러브뮤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동물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 크리스(Kris)와 기아(Kia) 부부가 조카 숀(Shon·5세)과 함께 길고양이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생긴 놀라운 일을 전했습니다.
크리스, 기아 부부는 4년 전부터 길고양이를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고양이들에게 새 가족을 찾아주었고, 지금은 하루에 두 번 고양이들에게 밥과 물을 챙겨주면서 45마리 이상의 길고양이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양이를 돌보기 시작하고 2년의 시간이 지난 뒤, 당시 세 살이던 숀이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일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들의 야생성이 매우 강해 부부조차도 그들을 만질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숀이 고양이들을 만나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고양이들이 숀을 보자마자 마치 무리의 일원인 것처럼 대한 것이었습니다.
숀은 마법의 손을 가지고 있었다. 고양이들은 모두 친절하고 다정한 숀에게 매료됐다.
부부는 불행한 처지에 놓이는 고양이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중성화 수술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넘도록 잡히지 않는 버그라는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버그는 매우 경계심이 강해 부부를 애타게 했습니다. 그런 버그 역시 숀을 보고는 다리로 가더니 몸을 문질렀습니다. 그 뒤로 어떤 인간의 손길도 거부하던 버그가 매우 친밀한 고양이로 변했습니다. 숀 덕분에 마침내 부부는 버그의 중성화수술에 성공했습니다.
숀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부부와 함께 고양이들의 밥과 물 제공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크리스 씨는 “숀은 물과 음식이 어디로 가는지, 어떤 고양이가 무엇을 먹는지 잘 알고 있다"며 "고양이들의 턱을 긁어주는 일도 결코 잊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때때로 숀은 평소 좋아하는 슈퍼 히어로 복장을 할 때가 있습니다. 복장을 갖춰입고 나오면 마치 숀이 고양이들의 슈퍼 히어로가 된 것 같아서 크리스 씨 부부는 숀을 (배트맨에 빗대)캣맨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어느 날, 심각한 악천후 때문에 고양이들에게 가지 못한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숀은 상심한 나머지 크게 울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숀이 고양이들에게 쏟는 애정은 매우 큽니다. 아마도 고양이들은 숀을 처음 만났을 때, 그 마음을 이미 알아채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숀에게 있어서 고양이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이고 고양이들에게 숀은 수호자이자 영웅입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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