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층 재건축 잠실 주공5단지 영향
서울 아파트값 6주 만에 반등세
전문가들 “추석 이후 지켜봐야”
‘8ㆍ2 부동산대책’ 시행 이후 하락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6주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50층 재건축’이 허용된 잠실 주공5단지의 영향으로 송파구 집값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강남권 전체 하락 폭이 줄어 들었고, 비강남권 아파트값도 오름폭이 커진 결과다.
14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1% 상승했다. 8ㆍ2대책 이후 재건축 약세 등으로 5주 연속 하락했던 매매 가격이 처음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역별로는 잠실 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 허용으로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2주 연속 상승(지난주 0.03%, 이번주 0.09%)했고 강남(-0.03%)ㆍ강동(-0.03%)ㆍ서초구(-0.01%) 등 다른 강남권 아파트값은 낙폭이 줄었다.
비강남권은 오름폭이 커진 곳이 많다. 구로구는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 0.10%의 상승률을 보이면서 서울 25개구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주 보합이던 용산구도 0.04%로 상승 전환했고, 영등포구는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4%로 상승폭을 키웠다. 서대문구는 지난주 보합에서 금주 0.06%, 종로구(0.06%)도 지난주(0.03%)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8ㆍ2 대책 약발이 벌써 다한 것 아니냐”는 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특히 정부의 전방위 규제가 집중됐던 서울 강남권에서 8ㆍ2대책 이후 처음 공급된 신반포 센트럴자이가 평균 168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이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강남 래미안 포레스트도 184가구 모집에 7,544명의 청약자가 나와 평균 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재건축 시장과 청약 시장, 기존 아파트 시장까지 모두 열기가 식지 않은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8ㆍ2대책 이후 아직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가 다했다고 보는 것도 성급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가격 상승은 잠실 주공5단지 50층 허용 여파와 함께 이사철을 맞아 일부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선 영향이라는 것이다. 또 가계부채 대책 등 정부의 추가 규제 발표가 지연되며 다주택자들의 매도ㆍ보유 등의 의사결정이 추석 이후로 늦춰지는 분위기도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꼽힌다.
때문에 집값 안정세가 유지될지 여부는 추석 이후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오른 것 같다”며 “특히 강남권에선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재건축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상승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아직 시장 전체적으로는 관망세가 강해 추석 이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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