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의 취약 지지층인 대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하며 소통행보에 나섰다. 홍 대표는 14일 연세대 사회학과 수업에 깜짝 등장해 “어떤 주제의 질문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학생들과 90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홍 대표는 강의 시작부터 학생들의 송곳 질문에 진땀을 흘렸다. 한 학생이 “홍 대표는 부인에게 ‘촌년이 출세했다’는 말을 했다. 당의 대표로 계시는 분께서 어떻게 부인을 촌년이라고 하시냐”며 자신의 여성관을 비판하면서다. 이에 홍 대표는 “그럼 나를 경남 창녕 촌놈이라고 하면 남성비하냐”고 반문하며 “경상도에서는 여성비하라고 하지 않는다. ‘줄포 촌년 출세했네. 창녕 촌놈 출세했네’는 똑같은 말이다”라고 에둘렀다. 홍 대표는 첫 질문이 끝난 뒤 “처음부터 수준 높은 질문이 나온다”며 목을 축였다.
홍 대표는 전날 혁신위가 권고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ㆍ최경환 의원 탈당 권고와 관련해 한 학생이 “보여주기식 꼼수 아니냐”고 지적하자 “꼼수가 아닌 큰 수”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지율이 이렇게 나쁘게 된 것은 탄핵 때문”이라며 “그래서 한국의 보수 우파를 궤멸시킨 책임을 물어서 어제 세 분은 당을 나가라고 했다. 그분들한테 묶여가지고 같이 도매급으로 좌절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특강을 마무리하며 “연세대 들어설 때 ‘나가라’는 구호나 현수막이 있을까 싶어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찾았다” 면서도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 있어서 참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당이 싫더라도 좋아하려고 노력해 달라”며 “저희 당을 예쁘게 봐달라”고 호소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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