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료사진

수제 맥주와 칵테일 가게엔 젊은이들로 북적댔다. 향수와 수입 신발을 파는 인근 상점에도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아담하게 꾸며 놓은 카페와 레스토랑에 모인 손님들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했다. 100년 전통의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에서 요즘 쉽게 띄는 풍경이다. 서울 동대문에 사는 임가희(24)씨는 “익선동에서 차를 마시면서 예쁜 모양의 한옥 지붕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보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이 도심 속 쉼터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대중들의 휴식처로 각광 받고 있다.

1920년대 지어진 익선동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지만 북촌이나 서촌, 삼청동 등의 다른 한옥마을에 비해 한옥 건물들의 밀집도가 높고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맛집들까지 가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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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익선동 한옥마을에 다양한 맛집들이 들어서게 된 계기는 무산된 서울시 도시개발계획 사업과 무관치 않다. 익선동 한옥마을은 지난 2005년 도시환경정비사업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인근 종로 일대 종묘 등의 문화재 보호와 맞물려 엄격한 개발 제한 규제가 적용됐다. 여기에 난개발을 우려한 문화재청의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익선동의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지연됐고 결국 2014년 무산됐다. 사업 무산으로 지역 경제 침체가 예상됐지만 분위기는 반대였다. 도시 재개발 사업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레스토랑이나 카페, 호프집 등이 들어서면서 오히려 새로운 번화가로 탈바꿈됐기 때문이다.

상권도 팽창했다. 지난 2014년 1개에 불과했던 가게는 3년 말인 올해 현재 50여개로 급증했다. 익선동의 ‘몸값’도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동산 1제곱미터(㎡)당 평균 가격은 2011년 798만 원에서 2016년 1,844만 원으로 5년 새 두 배 이상 올랐다. 과거 값싼 주가 가격에 노인들이 주로 머물렀던 익선동에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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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들어선 가게들의 운영 전략도 손님들의 발길을 움직이게 한 요인이다. 익선동에 문을 연 가게들은 외부는 그대로 기역(ㄱ)이나 디귿(ㄷ), 미음(ㅁ)자형의 고풍스러운 한옥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내부는 화려한 현대식 인테리어로 꾸몄다.

익선동에 대한 입소문은 금세 퍼졌다. 서울 용산의 문지현(23)씨는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소개된 맛집이나 카페 등은 대부분 비슷하고 차별성이 없다”며 “익선동 가게들의 분위기는 다른 곳과 확실하게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익산동 예찬론을 폈다. 박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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