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적폐청산을 주장해온 ‘청정승가 공동체 구현과 종단 개혁을 위한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13일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을 중심으로 ‘종단 현안 대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논란이 되는 모든 현안을 논의하자는 조계종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연석회의측은 “대화 제의는 모양새만 갖춰 시간을 끌고 총무원을 비호하려는 말장난에 가까워 믿을 수가 없다”면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집행부가 직접 나서야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가 성사되기 위한 조건으로 ▦스님에 대한 징계 위협 중단 ▦ 자승 총무원장의 차기 총무원장 선거개입 중단 ▦ 자승 총무원장이 참석한 공개적 대화의 장 마련 등을 내걸었다.
법안 스님은 “비공식적으로 총무원과 접촉해보니 대화추진위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할뿐더러 준비도 안되어 있었다”면서 “정말 대화를 하고 싶다면 자승 총무원장이 나와서 직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진스님은 "도법스님은 4년 전 '백양사 도박 사태'가 났을 때도 자정과 쇄신결사추진본부장을 맡아 적폐를 청산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과물은 없었다"며 "이후 많은 스님이 희망을 잃었다"고 말했다. 연석회의는 14일 오후 조계사 앞에서 종단개혁을 위한 범불교도대회 및 문화제를 열고 현 집행부 퇴진과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조계종은 이날 차기 총무원장 선거 일정을 확정, 공개했다. 9월 18~20일 후보자 등록, 9월 25일 후보자 자격심사, 9월 26일~10월 11일 선거운동, 10월 12일 오후1~3시에 투표를 진행한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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