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적합’ 판정 여주 농장서
파동 이후에도 살충제 사용 의혹
지난달 정부의 산란계 농장 전수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던 농장에서 또다시 살충제 계란이 나왔다.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에도 농장들이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국은 원인 파악을 위해 역학 조사에 착수했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경기 여주시의 안병호 농장에서 생산돼 서울 강남구 ‘진성축산’에서 유통 중이던 ‘맑은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1㎏당 0.01㎎)보다 초과 검출(1㎏당 0.04㎎)된 것으로 서울시 검사 결과 나타났다. 당국은 이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을 전부 추적해 유통을 막기로 했다. 살충제가 나온 계란의 산란일은 지난 3일로 껍데기에 ‘08계림’이라고 쓰여 있다.
해당 농장은 지난달 15~18일 나흘 간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산란계 농가 1,23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 검사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던 곳이다. 앞서 적합 판정을 받았던 경북 김천시와 경남 양산시 소재 농장 두 곳에서도 지난 4일 살충제 계란이 나온 바 있다. 당국이 ‘살충제로부터 안전하다’고 판정한 농장에서 살충제 계란이 잇달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전수 검사 이후에도 살충제 계란이 잇달아 검출되고 있는 이유로 ▦농장 측이 전수 점검 이후에 살충제를 뿌렸거나 ▦이전에 살충제를 뿌렸는데 전수 검사가 잘못됐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비펜트린은 닭에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 살충제 성분으로 살포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닭에 직접 뿌리면 안 되고, 빈 닭장에만 살포해야 한다. 또 살포 이후엔 닭장을 세척한 뒤 닭을 집어 넣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살충제를 닭에 직접 뿌리지 않았더라도, 살포 후 닭장 세척이 잘 안 됐다면 닭이 살충제에 오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실시해 검출 원인을 파악하고, 적합 농장을 비롯한 전체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연말까지 불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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