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CJ)은 2020년부터 해외에서 자체 제작한 영화를 연간 20편 이상 개봉키로 했다. CJ의 한해 국내 투자배급작품이 10~15편 정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게중심을 해외시장으로 옮겨가겠다는 얘기다.
정태성 CJ 영화사업부문장은 13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CJ 글로벌 영화사업 설명회’에서 “국내 개봉작보다 더 많은 영화를 해외에서 만들어 궁극적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보다 높은 구조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시장은 포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영화시장은 2014년 연 매출 2조원대 이후 정체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1인당 연간 평균 관람편수는 4.2편으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영화 시장의 주 소비층인 20~30대 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더 클 여력이 없다. 정 부문장은 “해외시장 공략의 성공 여부는 제2의 도약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 방법론으로는 ‘해외 현지 제작’을 택했다. 영화 ‘수상한 그녀’의 경우 완성작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4억원에 불과한 반면, 중국ㆍ베트남ㆍ일본 등에서 리메이크 제작된 개봉작의 수익은 780억원에 달했다. 현지 사정에 맞게 새롭게 제작하는 게 해외시장 진출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진출 대상 국가로는 기존 시장 이외에 터키와 멕시코를 주목하고 있다. 터키는 세계 2위 드라마 수출국이고 멕시코 영화시장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중동과 유럽, 남미 등에 적지 않은 콘텐츠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이미 터키와는 ‘스파이’ 등 10여편의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임명균 CJ 해외사업본부장은 “여력이 된다면 러시아와 인도까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볼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한국영화 리메이크를 넘어 현지 오리지널 콘텐츠 개발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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