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형의 구제역이 발생하든 신속하게 원하는 구제역 백신 종자바이러스(백신주)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 구제역 백신센터 박종현 연구관팀과 이종수 충남대 수의대 교수팀은 역유전화 기술(reverse genetics)를 이용해 구제역 백신주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유전자 치환 시스템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구제역의 모든 혈청형 7종에 대해 바이러스 외피 단백질 유전자를 교체(치환)해 원하는 혈청형의 구제역 바이러스로 백신주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통 특정 혈청형의 백신주 바이러스 생산에는 1~2년이 걸리지만, 이 유전자 치환 기술을 이용하면 3~6개월 안에 개발이 가능하다.
연구팀 관계자는 “국내에서 수집하기 어려운 구제역 바이러스라도 유전자(DNA) 정보만 있다면 DNA 합성을 통해 원하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분야에서 가장 저명한 학술지인 ‘바이러스학 저널’(Journal of Vi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 원천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국내에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백신 국산화 여건을 조성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2011년 구제역 대응을 ‘살처분’에서 ‘백신정책’으로 전환한 뒤 국내에서 활용되는 구제역 백신은 영국 메리알사 등 외국 업체들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해 왔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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