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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총선서 보수당 재집권…유럽 중도좌파 약세 지속

입력
2017.09.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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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호조에 예상 깨고 역전승

노동당 “다잡은 승리 놓쳐” 패닉

11일 에르나 솔베르그(가운데) 노르웨이 총리가 가족과 함께 TV로 총선 개표결과를 지켜보며 승리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1일 에르나 솔베르그(가운데) 노르웨이 총리가 가족과 함께 TV로 총선 개표결과를 지켜보며 승리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실시된 노르웨이 총선에서 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집권 중도우파 연합이 선거 초ㆍ중반 열세를 딛고 막판 뒤집기를 통해 극적으로 승리했다. 노르웨이에서 보수세력이 정권유지에 성공한 것은 1985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저유가 등으로 침체에 빠졌던 경제가 최근 들어 회복세로 돌아선 게 유권자들의 표심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 중도좌파의 약세 현상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12일 APㆍAFP 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95%가량 진행된 가운데 보수당과 전진당, 기독민주당, 자유당이 뭉친 중도우파 연합은 총 169석 중 절반이 넘는 89석(보수 45, 전진 28, 기독민주 8, 자유 8)을 차지, 재집권에 성공했다. 반면 선거 중반까지 줄곧 5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해 4년 만의 정권탈환을 기대했던 중도좌파 연합은 막판 지지자 이탈로 80석(노동당 49, 중도당 18, 사회주의 좌파당 11, 녹색당 1, 적색당 1)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2013년 총선 승리와 함께 취임한 에르나 솔베르그(56) 현 총리는 연임이 유력해졌다. 그는 승리가 거의 확정되자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비(非)사회주의’ 노선 다수세력이 됐고, 새로운 4년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중도우파 연합의 역전승을 가능케 한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노르웨이의 최근 경기 호조가 꼽힌다. 2013년 현 정권 출범 이후 고용률 감소, 2014년 초 국제유가의 폭락 등으로 인해 경제위기가 닥치자 여론은 점점 악화했고, 그 결과 2015년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은 참패를 당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들어 경제성장률이 0.7%로 상승하고, 5%대였던 실업률도 지난 6월 4.3%로 떨어지는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40%대 초반에 머물렀던 지지율도 점점 상승, 결국에는 당초 예상을 깨고 승부를 뒤집었다. 지난 4년간 줄곧 추진해 왔던 감세정책과 이를 통한 경기부양 기조도 당분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현재 의석 수(96석)보다는 7석이 감소했는데,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의회에서 4개 정당 모두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 향후 4년 임기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도우파 연합 4개 정당 중 3곳만으로도 연정을 구성할 수 있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이제는 1개 정당이라도 이탈할 경우 곧바로 연정이 깨져버린다는 뜻이다.

노동당은 충격에 빠졌다. 단일 정당 기준으로는 여전히 가장 의석 수가 많은 제1당이지만, 다 잡은 것으로 보였던 승리를 최근 한 달 간의 지지율 변화로 놓쳐 버린 데다 지난 총선(55석)에 비해 의석 수도 6석이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득표율 27.4%는 지난 93년 동안 두 번째로 최악에 해당하는 성적표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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