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신태용(위)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연합뉴스
뜬금(?)없이 등장한 거스 히딩크(71ㆍ네덜란드) 감독 추대 여론의 중심에는 축구 팬들의 분노가 자리한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10경기 내내 실망감을 안긴 한국 축구 대표팀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의 이름을 강제 소환했다.
대표팀은 최종 예선 중간에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감독을 경질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으나 소방수로 나선 신태용(47) 감독 역시 2경기에서 크게 달라지지 못한 경기 내용을 보이면서 여론을 악화시켰다. 세계 6번째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금자탑은 조롱과 비난에 묻혀 빛을 잃었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스포츠경제가 빅데이터 분석업체 Leevi와 함께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글 1만4,874건 및 댓글 38만4,909건을 분석한 결과에 여실히 드러났다.
반응은 운명의 한판 승부였던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우즈벡)전이 벌어졌던 6일에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글 6,593건(기간 내 44%)ㆍ댓글 19만6,104건(기간 내 51%)의 언급량을 보였다. 이후 언급 횟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월드컵 본선 진출 효과는 사실상 짧게 마무리됐다.
연관 키워드를 글과 댓글로 나눠보면 글에서는 우즈벡전 경기에 관한 사실 전달 키워드가 대다수인 반면 댓글에서는 ‘실력’, ‘수준’, ‘쪽팔리다’, ‘힘들다’, ‘못하다’, ‘부끄럽다’등 부정적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전체 의견 또한 부정적인 시각이 80%를 넘게 지배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긍정이 15.4%에 그친 데 반해 부정은 무려 84.6%에 달했다.
부정의 세부 내용으로는 ‘지금 실력으로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는 어림없다’가 50%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뒤이어 이란ㆍ시리아 덕분에 진출하게 된 ‘월드컵 진출은 부끄러운 결과다(32%)’, ‘부진한 경기력이었음에도 헹가래 퍼포먼스는 아니다’(13.5%), ‘아시아이기에 가능한 월드컵 9회 연속진출은 의미 없다’(4.5%) 등이 따랐다.
이외에 ‘히딩크를 감독으로 임명하고 신 감독을 수석코치로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좋다’, ‘대한축구협회 및 축구 관련 모든 것을 뒤엎을 수 있는 명장이 필요하다’와 같은 의견도 상당수 존재했다.
긍정 세부 내용으로는 ‘9회 연속 진출은 대단한 기록임이 분명하다’(50%), ‘그래도 열심히 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25%), ‘월드컵까지 실력을 쌓아 좋은 경기력을 보일 것이라고 믿는다’(20%) 등의 순이었다.
글이 언급된 채널별 분포로는 뉴스에서 83%로 가장 많이 나왔고 커뮤니티 7.8%를 제외한 나머지 블로그ㆍ사회관계망서비스(SNS)ㆍ카페 채널에서는 언급량이 매우 낮았다. 글과 댓글 합산 연관 키워드로는 ‘히딩크(3,574개)’를 제외한 ‘우즈베키스탄(9,827개)’, ’예선(8,644개)’, ‘본선(8,079개)’, ’최종(7,794개)’ 등 대부분이 아시아 최종 예선 관련 연관 키워드로 이뤄졌다.
특이할 점은 글을 제외한 댓글의 반응이다. 여론의 바로미터인 댓글만 놓고 보면 히딩크가 2,548개로 압도적인 키워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신태용(1,684개)으로 본선 확정 직후 축구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사령탑 관련 내용으로 급격히 옮겨갔음을 시사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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