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의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이 연일 화제다.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주눅 들지 않고 되받아치거나 역공을 펼치면서 ‘정치 내공이 담긴 사이다 답변’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국회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총리는 주요 답변자로 나서 ‘(북미)평화협정은 북한에서 주장하고 남한의 동조세력이 강조한다’는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평화협정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명품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남북합의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받아쳤다. 안보 논란은 문재인 정부 이전 정부부터 이어진 문제라는 취지의 되치기 발언이었다.
하루 전 대정부질문에서도 이 총리의 시원한 답변은 눈길을 끌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MBC나 KBS에서 불공정 보도하는 거 보신 적 있습니까”라고 묻자 이 총리는 “잘 안 봐서 모릅니다. 꽤 오래 전부터 좀 더 공정한 채널을 보고 있습니다”라고 받아 넘겼다. “한국은 삼권분립 국가가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 1인제 국가”라는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지적에는 “조금 전에 우리는 삼권분립을 체험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이 지명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준 받지 못한 사태가 바로 있었잖습니까. 삼권분립은 살아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 총리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통화에서 한국이 대북대화를 구걸하는 거지 같다는 기사가 나왔다”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김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재치를 발휘해 김 의원을 머쓱하게 했다. “미국이 대화를 말하면 전략이라 하고 한국이 대화를 말하면 구걸이라 하는 기준은 무엇이냐”는 발언도 호평을 얻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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