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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밀반출 조선 전기 묘지 19년 만에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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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밀반출 조선 전기 묘지 19년 만에 고향으로

입력
2017.09.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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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들여온 이선제 묘지는 보존상태가 양호한 데다 다른 분청사기 묘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어 사료 가치가 높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일본에서 들여온 이선제 묘지는 보존상태가 양호한 데다 다른 분청사기 묘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어 사료 가치가 높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국내 문화재 밀매단이 1998년 6월 일본으로 불법 반출했던 15세기 조선 묘지(墓誌〮죽은 사람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묻는 돌이나 도판)가 19년 만에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조선 전기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인 이선제(1390∼1453)의 묘지를 일본인 소장자 도도로키 구니에(76)씨로부터 기증 받아 지난달 24일 국내로 들여왔다고 12일 밝혔다.

이선제 묘지는 높이 28.7㎝, 장폭 25.4㎝이며 분청사기에 상감기법으로 지문을 새겼다. 앞뒤, 측면에 새긴 248자의 지문은 무덤 주인의 생애와 가계, 제작연대도 밝히고 있어 사료 가치가 매우 크다. 또 위패형식이지만 지붕과 받침이 없어 다른 분청사기 묘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선제는 조선 세종 때 ‘고려사’ 수정과 ‘태종실록’ 편찬에 참여했다. 병조참의, 강원도 관찰사를 지냈고, 문종 때는 예문관 제학에 올랐다.

이선제 묘지가 일본으로 빠져나가기 한 달 전인 1998년 5월에도 밀반출 시도가 있었다. 당시 김해공항 문화재감정관실은 문화재의 가치를 알아보고 묘지를 두 장의 그림으로 남겼다. 곧장 압류조치는 할 수 없었지만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 제보된 이 그림이 훗날 묘지를 국내로 다시 들여오는 근거가 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들여온 이선제 묘지는 소장자의 의사에 따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묘지를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박물관 조선실에 전시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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