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의 어원이나 의미 같은 것들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궁금증이 생기면 흔히 국어사전에 의지하게 된다.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대로가 정답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틀린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습은 사람들이 사전 편찬자들의 전문성과 성실성, 사전 내용과 체제의 체계성을 믿어 온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전적으로 사전에만 의존하는 것에도 문제는 있다. 왜냐하면 사전 편찬자가 전지전능한 언어의 신은 아니며, 사전이란 낱말을 모으고 각각의 낱말에 대하여 그 낱말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대략적인 의식을 궁리하여 덧붙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전을 이용할 때는 거기에 실린 모든 내용이 완벽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같이하고 있는 생각이나 관념들 즉, 우리말의 낱말 정보가 전문가들에 의해서 상식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정리되어 있다고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언어는 항상 변하기 마련이어서 지금 잘 들어맞는 사전의 내용이 언젠가는 틀려질 수 있고, 방대한 양 때문에 간혹 인간적인 실수로 무언가 그릇된 내용이 이미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본다면 사전에 실려 있는 많은 정보들인 표기, 원어, 발음, 품사, 문형 정보, 뜻풀이 등등에서 우리가 가장 오랫동안 믿고 따를 수 있는 것은 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 편찬자가 미처 손대지 못하고 있는 낡은 정보나 잘못된 정보, 마땅히 있어야 할 정보를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알려서 재빨리 검토되어 보완되게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전들은 그러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 예를 들어 ‘표준국어대사전’은 각 낱말 별로 ‘의견 보내기’ 기능을,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는 문의나 신고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김선철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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