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가솔린 모델 ‘QM6 GDe’
엔진룸ㆍ바닥도 소음 차단 강화
기어 변경할 때 소리 거의 없어
연비 11.7km… 엔진 힘은 부족
세찬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인천대교 한복판을 시속 100㎞로 질주하는 데도 자동차 안은 그저 조용하기만 했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특유의 덜컹거리는 듯한 엔진음이나 노면에서 올라오는 바닥 소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정숙성을 추구하는 고급 세단을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르노삼성차에서 시승 전 운전석 옆에 ‘졸음방지 껌’ 한 통을 보란 듯이 넣어 놓은 이유를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르노삼성이 지난 1일 선보인 중형 SUV QM6 가솔린(GDe) 모델을 최근 시승해봤다. 주행코스는 인천 연수구 앰배서더 호텔에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까지 약 60㎞ 구간이었다. 르노삼성은 이 모델에 정숙성을 대폭 강화했다. 모든 트림의 앞 유리에 윈드실드 글라스를 적용했고 엔진룸과 대시보드, 차체 바닥까지 소음을 흡수하고 차단하는 자재를 보강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6 GDe에는 일본 자트코사의 최신 무단변속기(CVT)가 탑재됐다”며 “기어를 변경할 때에도 소음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은 이번 모델에서 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QM6 GDe의 공인연비는 11.7㎞/ℓ다. 하지만 연비를 신경 쓰지 않고 가속과 감속을 자유롭게 하며 주행하자 연비기록은 9.3㎞/ℓ 정도로 낮았다. 하지만 평소에 연비 주행에 신경 쓰는 운전자라면 공인연비보다도 더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게 르노삼성의 설명이다. 실제 시승 차량 중 가장 높게 나온 연비기록은 20.4㎞/ℓ에 달했다.
차가 정숙한 대신 엔진 힘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 한 번에 도로를 박차고 나가는 시원함을 느끼긴 어려웠고 시속 100㎞ 이상에선 속도가 빠르게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QM6 GDe의 최고출력은 144마력, 최대토크는 20.4㎏ㆍｍ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가 최고출력 177마력에 최대토크 27㎏ㆍｍ인 것에 비하면 중형 SUV인 QM6 GDe가 오히려 더 낮은 것이다. 다만 QM6 GDe가 가성비와 편안함을 갖춘 패밀리카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자동차의 퍼포먼스 능력 차이가 소비자들의 선택에 큰 변별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르노삼성도 “도심형 SUV로 타기에는 출력과 토크 면에서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차 내부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음료를 시원하게 보관할 수 있는 쿨링 컵 홀더가 눈길을 끈다. 버튼을 누르니 컵 홀더에 놓아둔 캔 음료수가 금방 차가워졌다. 또한 운전자 피로도 경보시스템(UTA)을 비롯해 8.7인치의 세로형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등 첨단사양들도 기본 적용됐다. QM6 GDe 판매가격은 SE 트림 2,480만원, LE 트림 2,640만원, RE 트림 2,850만원이다.
인천=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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