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5자매’의 막내 한주은(18ㆍ근영여고)이 둘째 언니와 같은 프로 팀에서 뛰게 됐다.
KGC인삼공사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18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한주은을 호명했다. 긴장된 얼굴로 선수 대기석에 앉아 있던 한주은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미소를 지었다.
인삼공사의 센터 한수지(28) 친동생인 그는 “드래프트 장소에 오기 전 ‘이번에 뽑히지 않아도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지명 받았다”며 “언니와 같은 팀에서 뛰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한주은은 5자매 중 막내다. 언니 4명이 모두 배구를 했다.
지금은 은퇴한 첫째 한은지는 2005~06 드래프트에서 인삼공사 전신 KT&G에 1라운드로 뽑혔다. 현재 국가대표인 한수지는 2006~07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에 지명됐고, 현재 인삼공사 소속이다. 한주은은 “셋째 언니는 배구를 하다 그만뒀고, 넷째 언니는 대학 선수로 활약 중이다”고 전했다.
한주은이 인삼공사에 지명되면서 ‘한 씨 자매’는 V리그 사상 최초로 3명의 자매가 드래프트로 프로에 발을 들여놓는 진기록를 세웠다.
한주은은 “고교 졸업이 가까워져 오면서 ‘언니와 한 팀에서 뛸 수 있을까’라는 상상은 해봤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 같은 팀에서 뛰게 됐다”며 “사실 나이 차도 있고 해서 둘째 언니와 자주 연락하지는 않는다. 인삼공사에서 만나면 어색할 것 같다”고 웃었다.
한주은이 배구를 시작한 것도 언니들의 영향을 받아서다.
그는 “또래보다 키가 크고 집에 배구하는 언니들이 있으니, 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한주은은 ‘배구 여제’ 김연경(29ㆍ중국 상하이)의 팬이다. 포지션도 김연경과 같은 레프트다.
한주은은 “수지 언니 경기를 보러 갔다가 멀리서 김연경 선배를 보긴 했는데 인사는 못했다”며 “나는 키가 큰 편(182m)이고 힘이 좋다. 김연경 선배의 장점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언니’ 한수지만큼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나는 더 성장해야 한다. 소속팀에서 언니에게 크게 혼날 각오도 했다”며 “일단 언니를 열심히 따르고 더 노력해서 언니보다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전체 1순위로는 한수진(18ㆍ수원전산여고)이 GS칼텍스 지명을 받았다.
한수진은 키가 165㎝ 밖에 안 된다.
하지만 센터를 제외하고 세터, 리베로, 라이트, 레프트를 모두 소화할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를 1라운드 1∼3순위 후보로 꼽았지만 GS칼텍스는 멀티 플레이어 한수진을 과감히 택했다. 그는 강한 스파이크를 꽂아 넣을 정도로 수준급 탄력을 자랑하고 리베로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비도 뛰어나다. 서브도 일품이다.
한수진은 “발이 빠른 편이고 서브가 강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세터로도 뛰어서 프로에서도 백업 세터로는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장점을 소개했다. GS칼텍스는 일단 그를 수비형 레프트로 쓸 계획이다.
한수진이 존경하는 선수는 키가 작은(168㎝) 리베로 김해란(33ㆍ흥국생명)이다. 그는 “김해란 선배가 공을 끝까지 받아내는 모습, 놓쳤을 때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깨달았다. 팀 동료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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