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양유물전시관서
12일부터 12월30일까지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2일부터 12월말까지 전남 목포 해양유물전시관 제2전시실에서‘신안선과 그 보물들’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보물선’신안선은 중국 원나라 무역선으로 1976년 신안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건져 올린 도자기를 시작으로 ‘세기의 발견’이라 불리며 20세기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한국 수중발굴 첫 산물이다.
이번 특별전은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0차례의 발굴된 후 지금까지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던 4,500여점의 보물과 실물크기(34m)로 복원된 신안선이 함께 전시된다. 또 신안선을 건조할 때 판재와 판재 사이에 석회와 동백기름을 섞어 방수처리를 한 방수재도 복원과정을 거쳐 처음 공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일본의 승려인 대지선사(大智禪師, 1290~1366)의 전기와‘고려사’의 기록을 근거로 1323년 거센 풍랑으로 신안 앞바다에 가라앉은 신안선에 탄 수백 명의 승선원 일부가 살아남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기에는 1323년 귀국하던 중 흑풍을 만나 고려 연안에 표류하여 고려 충숙왕을 순방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고려사’는 충숙왕 11년(1324년)‘표류민 220여명을 일본으로 귀국 시킨다’는 기록이, 그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신안해저유물은 1994년 신안선의 첫 공개 전시 이후 20년만인 2004년부터 다양한 주제의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공개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전시는 특별히 신안선의 출발점인 중국에서부터 화물을 선적해 배를 타고 목적지인 일본 교토로 향하던 당시 선원들의 항해를 떠올리도록 기획했으며, 총 4부로 구성했다.
제1부 ‘1323년 여름, 중국 칭위엔(慶元)에서 돛을 올리다’는 700여년 전의 시공간으로 들어가 1323년 동아시아 바다를 누비던 무역선 신안선의 이야기를 유물로 만나본다. 더욱이 신안선에 실린 고려유물 중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고려 도기항아리도 선보인다.
제2부 ‘신안선의 보물, 중세 동아시아 문화를 공유하다’는 대량으로 발견된 중국 동전을 비롯한 베트남 동전, 14세기 중국, 한국, 일본에서 유행한 차, 향, 꽃장식이 담긴 도기 등을 통해 당시 동아시아 문화가 지닌 보편성을 제시한다.
제3부 ‘또 다른 무역품, 아시아 생활문화를 만나다’는 지루한 뱃길을 달래던 선원들의 놀이 도구와 주방도구 등을 선보여 당시 승선원들의 선상생활을 엿볼 수 있다. 아시아 황금으로 불리던 향신료와 향나무를 비롯해 생활소품인 거울과 화장도구 등이 선보인다.
제4부 ‘항해와 침몰, 그 끝나지 않는 여정을 이야기하다’는 신안선 주변에 당시 무역품을 포장하는 형식이나 적재 방법을 쉽게 이해하도록 재현하여 연출했다. 이외에도 한국 수중고고학의 역사와 발굴 당시의 상황을 현장에 있는 유물과 함께 보여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이귀영 소장은 “전시를 통해 일반인들이 14세기 바다를 무대로 무역활동을 펼친 아시아 상인들의 삶과 고대 동아시아가 공유했던 문화의 공통성을 이해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며“해양문화유산 전문기관이자 책임운영기관으로서 새롭게 제기된 학설 등에 관한 추가 연구를 통해 신안선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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