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 없고 피해보상 약속
경찰, 구속영장 신청 않기로
주인 강력처벌 요구 들끓어
전북 고창경찰서는 한밤중 공원에서 산책 중인 40대 경찰관 부부를 물어 다치게 한 맹견주인에 대해 범행에 고의성이 없고 피해 보상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혀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경찰의 처분에 반발하며 견주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과 중과실 치상 혐의로 개 주인 강모(56)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강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20분쯤 고창읍 고인돌박물관 산책로에서 고모(46)ㆍ이모(45ㆍ여)씨 부부가 자신의 개 4마리에게 물리는 동안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엉덩이 여러 군데에 큰 이빨 자국이 났고 이씨는 오른팔 살점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 강씨는 경찰에서 “잠깐 개들에게 신경을 못 썼는데 갑자기 달려가서 사람을 물었다”며 “부부가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 개도 다시는 사람을 물지 않도록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누리꾼들은 맹견에게 목줄과 입마개를 하지 않은 강씨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런 사건은 살인미수를 적용해야 한다’, ‘맹견을 밖으로 데리고 못 나오게 법으로 정해야 한다’,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견주를 구속해야 한다’ 등 분노를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고 피해 보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사고 수습 과정에서 피해자와 다소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은 있지만 조만간 조사를 마치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