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폄하’ 논란 김상조
“앞으로 더욱 자중하겠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폄하했다는 논란과 관련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앞으로 더욱 자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10개 단체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정확하고 용기 있는 비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매서운 질책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조언을 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직자로서 앞으로 더욱 자중하겠다”며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고 사회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한 인터뷰에서 “이 전 의장은 스티브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 비전 같은 걸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의장과 친구 사이로 알려진 이 창업자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그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자신의 발언이 공정위 규제 자체를 비판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뒤 ‘오만’이라는 표현을 ‘부적절’로 수정했다.
벤처 기업가 출신인 안 대표도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오만함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3류인 정치가 1류인 기업을 깔보고 있는 셈”이라고 몰아세웠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경제는 시장 구조 자체의 불균형이 누적돼 태생적으로 공정한 경쟁이 힘든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더불어 발전하는 경제를 위해 반드시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1990년대 이래 영세사업자 비중이 늘어나고 대기업과의 생산성 격차가 더욱 확대되면서 영세화와 양극화 현상이 심해졌다”며 “영세사업자가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등 상위단계로 성장하는 사다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미스터피자 사례에서 드러났듯 경제에 만연한 갑을관계 해소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하도급 거래 공정화 종합대책과 불공정 관행 근절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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